주 메뉴가 고기이다 보면 반찬이 부실한 경우가 많다. '고기집이 고기만 좋으면 됐지 뭘 더 원하느냐'고 할 수 있지만 서울 대방동 공군회관 맞은편에 위치한 '설날상차림'이란 곳을 가면 생각이 달라진다. 등심이나 갈비요리에 나오는 반찬을 보면 입이 쩍 벌어진다. 열무김치 갓김치 시래기 시금치 깻잎 젓갈류 고추 호박 고기전 등 30여개가 넘는 반찬이 식탁을 꽉 채운다. 정말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음식을 내온다. 고기가 나오기 전 호박전 다금바리전에다 이것 저것 반찬을 집어먹어 보면 음식솜씨가 보통 아니다. 나물이면 나물,젓갈이면 젓갈 모두 입맛에 쏙 든다. '그럼,고기 맛이 좀 처지겠지'했는데 오히려 더 맛있다. 전남 강진에서 가져온다는 데 최상의 육질이다. 꽃등심은 1인분에 2만5천원,생갈비는 2만3천원,양념갈비는 2만원이다. 여기서는 아무리 고기가 맛있어도 좀 부족하게 먹길 권한다. 그래야 가득 채운 반찬들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기를 먹은 뒤 밥을 주문하는 데 오곡밥을 권한다. 직접 구워 내놓는 김에 싸먹으면 기가 막히다. 특히 직접 담근 된장으로 만든 된장찌개도 구수하면서 시원하다. 보통 고기를 먹으면 2명에 뚝배기 1개가 그냥 나오지만 따로 시키고 싶으면 3천원을 내면 된다. 밥이 부담스러우면 물냉면(7천원)을 먹어도 괜찮다. 누룽지는 서비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3대가 와도 만족할 수 있는 집이라 평한다. 아이들은 양념갈비 먹고,어른들은 등심 먹고,노인분들은 여러 반찬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여러 명이 왔을 경우 별도로 산낙지 무침(4만원)을 추가하면 좋다. 쫄깃한 맛이 별미다. 방이 7개 있는 데 방마다 소형 TV가 설치돼 보고픈 프로를 놓치지 않도록 했다. 연중무휴이며 주차 가능하다. (02)824-0050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