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50주년을 기념해 남북 음악인이 민족의 노래 '아리랑'을 주제로 한 콘서트를 판문점에서 개최한다. 사단법인 한민족아리랑연합회 김연갑 상임이사는 13일 "오는 7월 27일 판문점에서 아리랑 음악회를 열기로 최근 북측과 합의했다"며 "최종 합의서가 곧 나올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음악회는 한민족아리랑연합회가 정전 50주년 기념 사업으로 1년여 전부터 준비, 북한 아리랑위원회에 행사 주최를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판문점에서 아리랑을주제로 남북 음악인이 모여 음악회를 마련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음악회는 휴전이 조인된 1953년 7월 27일 이후 정확히 50주년이 되는 7월 27일오후 6시 판문점 내 '돌아오지 않는 다리' 특설 무대에서 열리게 된다. 판문점은 휴전 조인식이 열렸던 바로 그 장소다. 김 이사는 "휴전 조인 당시에도 판문점에서 남과 북이 함께 아리랑을 연주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정전 50주년이 되는 올해 그 역사적인 장소에서아리랑을 다시 연주한다는 취지로 이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연 프로그램은 북한의 아리랑 연주곡인「관현악곡 아리랑」과 이번 행사를 위해 작곡 또는 편곡된 작품들로 꾸며질 예정이다. 「관현악곡 아리랑」은 2000년 6월평양 남북 정상회담 환영 행사 때 연주됐던 북한의 대표적 아리랑곡으로, 작곡자 이한우(북한 윤이상연구소 작곡담당)씨가 이번에 특별초청돼 지휘키로 했다. 이 곡과 함께 이한우 작곡의 「경상도 아리랑 주제에 의한 관현악곡」, 조총련계 재일동포 김학권 작곡의 「아리랑 환타지」등이 초연되며, 김학권씨는 지휘자로도 무대에 선다. 프로그램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곡은 1954년 세상을 떠난 미국의 재즈 베이시스트 오스카 페티포드가 1953년 작곡한「아딩동(A-Ding-Dong) 블루스」. 아리랑의 주요 멜로디를 따 재즈로 만든 이 곡은 페티포드가 한국전쟁 당시 미군 위문 공연차 일본 오키나와를 거쳐 인천항에 잠시 체류하던 중 우연히 한국군 병사가 흥얼거리는 아리랑 멜로디를 듣고 인상을 받아 작곡한 곡이다. 당시 미국에서는 음반으로도 발표됐으나 페티포트가 비행기 사고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면서 이후 더이상 알려지지 못했다고 한다. 아리랑연합회는 1996년 일본 등 여러 경로로 당시의 음반을 카세트 테이프로 입수하는데 성공했고, 이번에 연주하는 것은 바로 이 음반을 토대로 한 것이다. 공연에 참가할 출연자들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아리랑연합회측은 이한우,김학권씨 등 외에 북한 개량악기인 저대의 연주자 한 명을 추가로 초청하고, 남측에서는 명창과 오케스트라 및 국악관현악단 등을 출연시킨다는 계획이다. 김 이사는 "아리랑은 민족의 동일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노래로, 남과북의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며 "앞으로 통일이 될 때까지 매년 한번씩아리랑 음악회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신나라레코드와 공동 주최로 열릴 예정. 그동안 아리랑 관련 음반발매 사업을 역점적으로 벌여온 신나라레코드는 최근에 역시 정전 50주년을 기념,남.북 아리랑을 한데 모은 음반을 출시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