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의 관심이 오는 24일(현지시간)뉴욕 록펠러 플라자에서 열리는 크리스티 경매에 쏠려 있다. 한.일 미술품만 다루는 이날 경매에는 컬렉터와 화상들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작품들이 출품되기 때문이다. 백자 분청사기 골동품 고서화 근.현대회화 등 출품작 40점중 박수근 김환기의 회화와 백제불상 등 3점이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박수근이 50년대에 그린 "한일(閑日)"은 어른들이 모여 노상에서 장기를 두는 모습을 담은 작품.10호(33x53cm)크기로 3~4호 크기의 소품이 주류를 이루는 박화백의 작품치고는 큰 편인데다 상태가 깨끗한 A급 작품이다. 추정가는 3억~4억2천만원.하지만 이 그림을 구입하려는 희망자들이 적지 않아 낙찰가는 15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같은 크기로 박화백이 1962년에 제작한 "악(樂)"은 지난해 11월 런던 소더비경매에서 경매사상 최고액인 10억3천만원에 낙찰됐다. "한일"은 이 작품보다 작품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환기의 50년대 작품인 "백자항아리"(40호)도 보기 드문 수작이다. 백자항아리의 아름다움을 격조높은 색조와 구도로 묘사했다. 추정가는 7천2백만~9억6천만원이나 낙찰가는 4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과 "백자항아리"는 한국에서 외교관으로 있던 미국인소장가들이 출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동품으로 오랜만에 출품된 백제불상은 7세기에 제작된 것이다. 강우방이화여대교수는 "백제시대 불상중 가장 세련된 작품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추정가는 14억~21억원. 크리스티 경매에 모처럼 좋은 작품들이 출품되자 상당수의 미술품 애호가들이 경매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티 경매 열기로 인해 국내 최대의 미술품경매업체인 서울옥션은 오는27일로 예정됐던 메이저경매를 연기하기도 했다. 서울옥션관계자는 "상당수의 컬렉터와 화상들이 뉴욕으로 건너갈 것으로 예상돼 메이저 경매를 부득이 한달 늦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술계에서는 해외로 반출된 우리의 뛰어난 예술품들이 경매를 통해 국내로 반입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지금까지 소더비와 크리스티경매를 통해 국내에 들어온 박수근 그림은 20여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