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출판가에 '해금 도서'라는 말이 다시 등장했다. 발행일로부터 1년 이내의 책에 대해서만 인터넷 서점들이 책값의 10%까지 할인 판매할 수 있도록 한 도서정가제가 지난달 27일 시행되면서부터다. '해금 도서'란 발행일로부터 1년 이상 지난 구간(舊刊) 도서를 말하는 것으로 구간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할인율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서정가제 실시 이후 인터넷 서점들의 '구간 마케팅'이 활발하다. 신간은 정가의 20∼30% 이상 할인하던 종전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반면 구간은 여전히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는 탓이다. 인터넷 교보문고는 지난 10일 획기적인 할인가격과 이벤트를 담은 '서프라이즈(Surprize) 몰'을 개설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첫돌 잔치 코너'.그 주에 발행 1년을 맞는 책을 모아 최고 50%까지 할인해주는 행사다. 이에 앞서 인터넷 교보문고는 지난달 27일부터 30% 이상 할인되는 특가도서를 모아놓은 '알짜Book들이 펼치는 진검승부'라는 구간도서 할인 이벤트를 실시 중이다. '예스24'는 구간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초기화면을 개편했다. 스테디셀러를 25∼30% 할인 판매하는 한편 신간일 때 '오늘의 책'으로 선정됐던 책을 15∼30% 싸게 파는 '일년 전 오늘의 책' 코너도 마련했다. '모닝365'는 도서정가제와 관련한 안내문을 통해 "작년 1년간 판매된 베스트 5백종 중 2백95종(약 60%)이 구간 스테디셀러였다"며 "이들 도서는 '30% 알짜세일' '36.5% 대박세일'을 계속 진행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영풍문고는 인터넷 서점의 초기화면에 '도서정가제 이후에도 스테디셀러 가격이 쭈욱 내려갑니다-30% 세일'이라는 배너를 큼지막하게 달아놓았다. 인터넷 서점들의 이같은 구간 마케팅에 대응해 오프라인 서점들도 구간 할인 이벤트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정된 출판 및 인쇄진흥법이 도서정가제와 관련,오프라인 서점의 구간 할인을 금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교보문고 등 대형 서점들은 "현재로선 구간 할인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출판사들은 "이미 대형 서점들이 구간 할인을 위해 공급률(출판사에서 서점에 납품할 때 정가와의 비율)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혀 서점가의 할인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