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면추상작가인 류희영씨(63ㆍ이화여대 조형예술대 교수)가 12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5년만에 개인전을 갖는다. '정신의 창으로서의 색면회화'를 주제로 2백호에서 3백호에 이르는 대작 40여점을 출품한다. 출품작은 일체 제목이 없다. "나이가 들면서 제목을 붙이는 것조차 부담스럽고 거추장스러워졌기 때문"이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관람객의 상상에 맡기겠다는 뜻이다. 류씨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기보다는 작가 자신의 내면적 세계를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업해왔다. 근작들은 물질로서의 색채가 아니라 어떤 정신의 실체로서 공간감을 보여주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미술평론가 오광수씨는 "화면은 완전히 비어있는 느낌이면서 동시에 차있는 느낌을 줘 작가와 관람객이 통하는 정신의 창"이라고 설명한다. 물감을 그대로 바르는 게 아니라 두가지 이상을 조합해 제3의 색감을 만든 후 여러번에 걸쳐 덧칠함으로써 공간의 깊이도 느껴진다. 근작에는 수직 또는 사선이 곧잘 등장해 색면의 추상성을 더욱 단순화시켰다. 23일까지.(02)734-6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