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브 럭스 바세린 등으로 유명한 '유니레버'와 아이보리 위스퍼 등을 만드는 'P&G'는 각 제품별로 브랜드 전략을 쓰기로 유명한 기업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광고의 맨 마지막에 기업 브랜드를 삽입한다. 제품 자체의 성분과 용량,기능 등 품질을 우선시하는 서구와 달리 한국에선 어느 기업이 만들었는지를 더 중시하기 때문이다. 한국담배인삼공사는 지난해 2월 국내 시장 2,3위를 달리던 '에쎄'와 '타임'의 니코틴 함량을 낮추고 디자인도 개선하는 '리뉴얼'을 단행했다. 그러자 지난해 10월 '에쎄'의 판매량은 지난 7년간 부동의 1위였던 '디스'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뉴(New) 신드롬'이라고 할 만큼 새로운 것을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특성을 간파한 결과다. '한국형 마케팅 불변의 법칙 33'(더난출판,1만2천원)은 이처럼 한국 시장에서 특별히 효과가 있는 마케팅 기법 33가지를 소개한 책이다. 저자는 LG경제연구원 경영컨설팅센터의 여준상 선임 연구원. 그는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서 지속적인 효과를 내는 마케팅 기법들에서 상향성,감정성,집단성,보상성,관습성이라는 5가지 키워드를 뽑아내 최근의 사례들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먼저 '상향성'이란 높고 크고 많고 길고 넓고 화려한 것에 가치를 부여하고 선호하는 경향과 관련된 개념이다. 저자는 상향성의 개념에서 브랜드 확장·역발상·외형중시·품격지향·기업브랜드 후광효과 등의 마케팅 법칙을 이끌어낸다. 예컨대 승용차를 보자. 일본은 같은 동양권이지만 중형차를 타던 사람이 연비를 이유로 경차를 타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런 사람이 극히 드문 것이 현실이다. '하향선택=수치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관계관리차원에서 다른 상품을 권유하려면 고객이 현재 쓰고 있는 제품의 크기,가격,용량,품격 등을 정확히 파악한 뒤 '상향선택'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물건을 사면서도 감정에 약한 것이 한국 소비자들이다. 국내 홈쇼핑 채널이 급성장한 것은 '마지막 기회''마감 O분전'이라는 시간압박 등에 쉽게 넘어간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서 저자는 새로움(New) 추구의 법칙,단순·편리함의 법칙,향수·정서자극의 법칙 등을 유추해 내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은 또 '집단성'이 강하다. 남이 하면 따라 해야 직성이 풀린다. 따라서 "벌써 많은 사람들이 이 제품을 샀다"고 선전하면 효과가 있고,주부나 마니아 등의 입소문을 타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빅마우스의 법칙,비교효과의 법칙,자동모방의 법칙 등은 이런 집단성을 겨냥한 마케팅 방법들이다. 저자는 이밖에도 눈앞의 손익에 민감한 '보상성'에서 손실민감·자물쇠 효과·건강지향 등의 법칙을 찾아내고,자신에게 맞고 편리한 것을 관습화하려는 경향에서 청각자극 효과·선택 단순화·브랜드 고정관념의 법칙 등을 끌어내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