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슈와 시코쿠 사이에 길게 가로 놓여 있는 세토내해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해양국립공원이다. 1천여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떠 있는, 한국으로 치면 한려해상국립공원과 같은 곳이다. 세토내해의 혼슈쪽 중심부는 오카야마(岡山)현. 조선통신사들이 쓰시마(대마도)~시모노세키를 거쳐 오사카 유도우라에 닿기 전 여독을 풀던 곳 중의 하나가 이 오카야마의 우시마도였다. 오카야마가 한.일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필수 답사코스가 된 이유가 거기 있다. 요즘에는 일반관광지로서도 시선을 끌고 있다. 남녀가 함께 문명을 벗고 원시세계로 들어가는 유바라혼탕 등의 테마온천, 일본 정원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고라쿠엔, 세계 최장을 자랑하는 세토대교 등이 관광오카야마의 매력을 더해주는 명물들이다. 유바라온천(湯原溫泉) =오카야마 3대 온천의 하나. 아사히천(旭川)의 바닥에서 모래를 뿜으며 솟아나 '스나유'(砂湯)라고도 하는 유바라노천온천은 유바라온천의 대표 브랜드다. 서부일본 노천온천의 요코즈나(일본씨름 챔피언)로 꼽히고 있는 유바라노천온천은 비진노유, 고다카라노유, 초주노유 등 남녀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3개의 탕이 있다. 수질은 약알칼리성 단순천. 이밖에도 여러 가지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신경통 위장병 근육통 관절통 등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유바라온천은 온천수가 풍부하고 용출 온도 또한 높다. 전통여관과 호텔 모두 1백% 원수(原水)를 쓴다. 연간 50만명 이상이 다녀간다고 한다. 특히 유바라노천온천은 연중 24시간 무료개방하고 있다. 오쿠츠온천(奧津溫泉) =오쿠츠온천은 요시이강 상류 계곡을 따라 형성돼 있다. 이 지역은 '일본 관광지 1백선'에 뽑혔을 정도로 경관이 빼어나다. 주위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산속의 온천'이라고도 한다. 특히 오쿠츠계곡에 있는 동양제일의 구혈(암반으로 된 하상에 뚫린 구멍)이 볼거리. 알칼리성 수질로서 표백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오쿠츠온천은 피부미용 효과가 탁월하다고 해서 '미인의 온천'이라고도 불린다. 고라쿠엔(後樂園)과 오카야마조(岡山城) =고라쿠엔은 오카야마시에 있는 일본 3대 정원의 하나다. 영주가 즐기던 엥요테이(延養亭)를 중심으로 이곳저곳의 넓은 잔디밭과 연못, 축조한 산, 경주 포석정처럼 굽이굽이 돌아 흐르게 만든 물길 등 축약된 자연의 미를 즐길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징검다리를 건너 나무숲 등을 돌아다니다 보면 마치 두루마리 그림을 감상하는 것처럼 만든 에도시대 정원이다. 오카야마성의 뒤에 있는 정원이라고 해서 고라쿠엔이라 했다고 한다. 오카야마조는 3중6층으로 된 망루역할을 한 건물이다. 높이는 20.45m. 맨 위층인 6층에 오르면 오카야마시를 3백60도 조망할 수 있다. 검은 기와와 검은 외벽으로 되어 있어 까마귀성(烏城) 또는 금까마귀성(金烏城)으로 불린다. 오카야마조의 토대석은 일본에서 보기 어려운 커다란 자연석을 운반해 '바위벽'을 만들었다. 와슈잔(鷲羽山)과 세토오하시(瀨戶大橋) =독수리가 날개를 활짝 펼친 모양의 산세를 하고 있어 이같은 이름이 지어졌다. '일본의 석양 1백선'에 뽑혔다. 해발 1백34m의 정상에 올라서면 동서남북 막힌데 없이 바라볼수 있다. 특히 세토내해에 점점이 떠 있는 아름다운 섬들과 웅대한 세토오하시를 감상할 수 있다. 세토오하시는 전장 12.3km(해상부분만은 9.4km)의 세계 최장 최대의 다리다. 위에는 자동차가, 아래는 열차가 달린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