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토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했던 후보자간 1대 1 토론이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으며 자유로운 주제 선정도 오히려 토론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송종길 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이 지난해 12월 세 차례의 대선 TV 합동토론의 내용을 문답 형식에 따라 분석한 결과 한 후보가 상대 후보 한 명에게 자유롭게 질문하고 대답을 듣는 1대1 토론(리그형)이 정책관련성이나 적합성은 낮고 공격성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질문의 초점을 정책, 정치적 이슈, 후보자 개인으로 분류하면 사회자 질문 1대 1대 1 토론(사회자 질문)과 후보자 질문 1대1대1 토론(1대1대1 토론)은 각각 77.8%와 72.2%가 정책에 집중된 반면 후보자 질문 1대1 토론(1대1 토론)은 55.6%에 머물렀다. 질문의 의도 역시 1대1 토론에서는 절반이 정책이 아닌 이미지와 관련된 것이었다. 질문이 토론 주제에 적합한지를 따져본 분석에서도 1대1대1 토론이 94.4%를 기록한 데 비해 1대1 토론은 72.2%에 그쳤다. 사회자 질문에서는 정책과 개선방안을 요구하는 질문(72.2%)이 주류를 이뤘고 1대1대1 토론은 평가와 견해를 묻는 질문(50.0%)이 가장 많았다. 1대 1 토론은 설명을요구하는 수준의 질문(38.9%)이 1위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심층성이 가장 떨어졌다. 공격성 분석에서도 1대1 토론이 가장 부정적인 결과를 드러냈다. 공격성이 있는질문의 비율은 1대1대1 토론이 44.4%, 1대1 토론이 55.6%였다. 사회자 질문에서는 공격성이 한 차례도 발견되지 않았다. 응답을 분석한 결과도 질문 분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응답의 초점에서는 정책관련성이 사회자 질문 77.8%, 1대 1대 1 토론 64.4%, 1대 1 토론 46.3%으로 집계됐고 응답 의도에서도 86.1%, 67.8%, 55.6% 순이었다. 적합성이나 심층성에서도 1대 1 토론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으나 공격성 측면에서는 1대1대1 토론(46.7%)이 1대 1 토론(37.0%)을 앞질렀다. 후보자들은 공격성이 하나도 없는 사회자 질문에 대해서도 33.3%나 공격적인 반응을 보였다. 216개 응답 가운데 시간을 초과한 사례는 33.3%인 72개였으나 사회자가 개입한 경우는 23.6%에 그쳤다. 토론형식별 시간 초과 비율은 1대 1 토론 46.3%, 1대 1대 1 토론 31.1%, 사회자 질문 26.4%였다. 송종길 책임연구원은 "선거방송토론위원회의 의도와 달리 후보자들은 처음 도입한 1대 1 토론을 정치 공방과 이미지 제고에 활용했다"면서 "사회자가 주제에 벗어난 질문과 응답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16대 대통령 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20∼21일 제주도 서귀포 KAL호텔에서 위원회 운영과 합동토론을 평가하는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는 송종길 책임연구원과 함께 이효성 성균관대 신방과 교수와 서영석 국민일보 정치부장이 주제발표에 나설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