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복권 바람이 전국을 휩쓸고 있다. 식사 자리에서건 술자리에서건 로또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지나친 사행심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사실 돈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부자되세요'라는 말이 덕담으로 등장한 데서 드러나듯 누구나 부자가 되기를 꿈꾼다. '소설 토정비결'의 작가 이재운이 내놓은 신작 '소설 부자(富子)'(바움,전2권,각권 9천원)는 돈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과 좌절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소설은 초등학생의 코묻은 돈에서부터 시장통 아줌마들의 때묻고 구겨진 돈,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가는 정체불명의 돈 등 다양한 돈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의 제목은 우리가 흔히 보아온 부자(富者)가 아니라 부자(富子)다. 즉 놈 자(者)가 아니라 아들 자(子)이다. 그렇다고 부자 자식이란 말이 아니고 공자(孔子) 맹자(孟子) 할 때의 자,즉 성인(聖人)을 의미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작품 속 중심인물은 국내 대그룹 청풍의 대주주인 기중 회장과 그의 외아들 기담이다. '소설 부자'는 기담이 부자(富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재벌 2세로 태어난 기담은 평생 돈 걱정 한번 해본 적이 없다. 돈 때문에 신경쇠약에 걸리고 위장병을 앓고 고혈압에 시달리고 심지어 살인까지 저지르는 일은 그에겐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그렇지만 그는 아버지의 강권으로 부자가 되기 위해 집을 떠난다. 온갖 고초를 헤치고 결국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부자의 경지에까지 도달한 기담은 돈 때문에 고통받는 대중에게 돈에서 해탈하는 법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을 실명으로 거론한 점이 이 책의 특징이다. 2002년 '포브스'지가 발표한 거부들 중 10위권내 인물들의 국적과 자산 액수를 실은 것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대표적 기업인 삼성과 현대 창업주들의 면면도 함께 소개했다. 또 돈과 관련된 많은 금언(金言)들을 수록해 독자들이 돈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도록 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