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케트 항구에서 피피섬으로 향하는 정기선은 행복에 겨운 신혼여행객들로 넘쳐난다. 강렬한 햇볕 때문에 그늘을 찾지 못하면 10여분도 버티기 힘들지만 신혼부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갑판위로 몰려나온다.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는 배의 이물에 늘어선 사람들의 마음은 세계 10대의 아름다운 섬으로 손꼽히는 피피섬에 대한 상상으로 가득 차 설레기 마련이다. 항구를 출발한지 1시간 반쯤 지났을 즈음 배는 바다 한 가운데 떠있는 것 같은 섬들을 만나 멈춰 선다. 깎아지른 듯한 화강암 절벽의 웅장함에 잠시 할 말도 잊은 채 바라보게 되는 이곳이 피피섬의 관문 역할을 하는 곳이다. 신혼여행지로 각광받으면서 우리에게 알려진 피피섬은 두 개의 큰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이 살고 있는 피피돈과 무인도 피피레 두 개의 섬을 합쳐 피피섬이라고 부른다. 이곳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영화 '비치(The Beach)'의 촬영장소로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실제로는 43km에 걸쳐 6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모여 있어 피피군도로도 불린다. 기암절벽과 에머랄드빛 바다, 고운 모래가 섬을 둘러싸고 있는 백사장이 어우러진 피피섬의 아름다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 사람들은 탄성을 자아낸다. 신비한 색깔의 열대어들이 손에 잡힐 듯 투명한 바다 속을 헤엄치고 영화에서나 봤을 모터보트 수 십대가 해안가를 종횡하고 있는 풍경에 압도되기 때문이다. 열대 낙원을 연상시키는 파라다이스 피피섬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흥겨워진다. 운이 좋다면 야생 돌고래들이 모터보트를 따라 헤엄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피피섬은 스노클링과 스쿠버다이빙, 카누, 수영 등을 즐길 수 있는 해양스포츠의 천국이다. 이곳이 마니아들이 추천하는 해양스포츠의 명소로 인정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숙박시설이 피피돈섬에 있다고는 하지만 개발이 제한돼 있어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파도가 거의 없는 잔잔한 바다가 최적의 자연환경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려는 사람들은 전문가들로부터 5분 정도 기본 교육을 받고 안내자와 함께 물 속으로 들어간다. 초보자들은 낯선 물 속 환경에서 당황하기도 하지만 햇빛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는 산호 숲을 경험하는 순간, 두려움은 씻은 듯 사라진다. 다이빙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난파선이나 동굴탐험 등을 즐기며 색다른 세계를 경험한다. 또한 바다 표면을 떠다니며 얼굴만 담근 채 열대어들을 감상하는 스노클링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는다.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라도 구명조끼를 입으면 문제없이 스노클링을 할 수 있다. 피피돈섬 앞쪽에 있는 피피레섬은 화강암 기암 절벽이 장관인 곳으로 식용 제비집 채굴로 유명한 바이킹 동굴과 스노클링 장소로 각광받는 두 개의 아름다운 만(마야베이와 피레베이)이 있다. 각종 영화와 CF 촬영지로 유명하며 이곳의 마야베이는 영화 '비치'의 촬영지로 잘 알려져 있다. 영화에서는 만으로 들어오는 입구를 컴퓨터 그래픽(CG)을 사용해 섬의 봉우리로 둘러싸인 것처럼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스피드 보트가 바다에서 해변까지 들어올 수 있다. 피피돈섬에서 피피레섬으로 가려면 '항야우'라고 불리는 롱테일 보트와 스피드보트 등을 이용한다. 찾아가는 길 =푸케트 타운의 라차다 항구(Aow Rachada)에서 정기적으로 출발하는 배편이 있다. 푸케트에서 남동쪽으로 48km에 위치해 있는 피피섬은 정기 여객선으로 2시간이 소요된다. 크라비에서 가려면 짜오파 부두에서 서쪽으로 40km 이동하며 마찬가지로 2시간 정도 걸린다. 여행정보 =푸케트 현지 여행사에서는 피피섬 1일 관광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해양 스포츠는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으며 피피돈섬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문의=인터파크여행(02-755-4200), 하나투어(02-2127-1000, 푸케트 지점(076-234-910~2) < 글 = 정경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