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동부 카탈루냐행 열차를 타고 가다보면 스페인어 외에 카탈루냐어 안내방송이 흘러 나온다. 카탈루냐 지방에서는 독자적인 지방 언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구분되는 색다른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스페인 속에 또 다른 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이 카탈루냐 지역이다. 그 중심에는 바르셀로나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코 독재정권 아래서 억압받던 카탈루냐 사람들이 염원하던 자치권을 회복한지는 30년이 채 되지 않았다. 독재정권의 붕괴와 함께 스페인 각지에서 일어났던 지방 분리 운동의 선봉에는 카탈루냐인들이 있었다. 자신들의 문화를 지탱해 주는 고유 언어를 공용어로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도 그 때부터다. 카탈루냐의 문화적 자존심과 스페인 제일의 풍부한 경제력이 그것을 가능케 했다. 카탈루냐 지방의 중심 바르셀로나는 피카소와 천재 건축가 가우디가 활동한 예술과 관광의 도시다. 도시 전체가 예술작품을 연상시킬 만큼 아름다워 며칠을 머무르며 둘러보아도 지루하지 않다. 바르셀로나 관광이 시작되는 곳은 항구에서 시내에 걸쳐 6각형의 넓은 도로에 둘러싸인 안쪽의 구(舊)시가. 람블라스 거리 동쪽에 있는 카테드랄을 중심으로 한 고딕지구에는 옛 교회나 박물관, 미술관, 중세 기념비 등이 밀집해 있어 중세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구시가에서 가 볼만한 곳으로는 몬카다 거리의 피카소 미술관이다.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 중의 하나로 2백미터 거리의 돌길을 따라 13~15세기에 큰 돈을 벌었던 상인들과 귀족들의 저택이 늘어서 있다. 6각형 도로를 경계로 바깥쪽에 있는 신시가는 19세기 말 도시 계획에 따라 만들어진 곳으로 구획정리가 잘 돼 있다. 람블라스 거리를 내려가면 아름다운 카탈루냐 광장이 나온다. 여기서 북쪽으로 뻗은 그라시아 거리는 고급 부티크들이 즐비해 화려함이 넘치는 쇼핑의 메카다. 이 거리에는 가우디가 외관을 파도가 치는 듯한 곡선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저택 디자인한 카사 밀라와 함께 19세기 풍의 건축물이 20여개나 있다. 그라시아 거리에서 항구를 등지고 오른쪽에는 가우디의 걸작으로 1882년 착공돼 아직도 공사가 진행중인 사그라다 패밀리아 교회는 빼놓을 수 없는 관광 명소로 유명하다. 카탈루냐 광장에서 람블라스 거리로 들어가면 바로 오른쪽에 '카나레타스의 샘'으로 불리는 약수터가 있는데 이곳의 물을 마시면 다시 바르셀로나로 돌아온다는 말이 전해진다. 바르셀로나 사람들이 만남의 장소로 애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건축의 시인' 가우디 =바르셀로나에 들르면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1852~1926)의 작품을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포스트 모더니즘 건축의 선구자였던 그의 작품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만큼 특징이 있다. 직선보다는 곡선을 주로 사용해 자연과 건축물이 하나로 융화되는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자신의 상상력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건축물들을 만드는데 혼신을 쏟았기에 '건축의 시인'으로 불렸던 그는 바르셀로나 시내와 근교에 모두 12개의 작품을 세웠다. 도시 전체가 가우디 작품의 전시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님을 실감케 된다. 바르셀로나의 밤 =예술의 도시라는 명성에 어울리는 예술성 높은 오페라나 콘서트부터 전위예술까지 펼쳐지는게 바르셀로나의 또 다른 매력이다. 람블라스 거리의 파라우 데 라 비레이나 안에 있는 안내부스에서 매달 펼쳐지는 행사정보를 정리한 책자를 얻을 수 있으며 매표소도 함께 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입장권들은 시에서 판매하는 것이므로 저렴한 편이다. 대표적인 극장으로는 밀라노의 스카라 좌에 이어 유럽 두 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오페라와 발레 전문 극장 리세우와 풍차로 유명한 엘 모리노 극장, 어린이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테아트로 매릭 등이 있다. 여행정보 =루푸트한자(02-3420-0400) 항공편으로 마드리드~커르도바~세비아~그라나다~바르셀로나를 여행하는 스페인일주 8일 상품이 1백43만원. 기타 여행문의는 스페인관광청(02-722-9999) < 글 = 정경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