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원로작가들의 회고전과 국제기획전이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게 열린 한 해였다. 올해는 규모 면에서 작년에 미치지 못하지만 내실 있는 기획전들이 미술관을 중심으로 열릴 예정이다. 국제비엔날레로는 지난해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세계도자비엔날레가 9월부터 두달간 이천 광주 여주에서 열리는 등 지방 3곳에서 예정돼 있다. 올해 주요 미술관에서 기획하고 있는 전시를 소개한다. ◆국제 기획전=국립현대미술관은 1945년부터 98년까지 중국 근·현대 판화의 흐름을 보여주는 '중국 목판화 반세기'전을 열어 판화작품 1백10여점을 소개한다. 덕수궁미술관은 하멜의 제주 표착 3백50주년을 기념,'17세기 네덜란드 회화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는 렘브란트 등 유명 화가들의 작품 60점이 출품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휴전협정 체결 50주년을 기념하는 '분단의 벽을 넘어'전을 마련했다. 독일 베를린 장벽의 파편으로 작업을 한 국내외 작가의 작품들이 선보인다. 예술의전당은 한가람미술관에서 '고흐와 고갱'전을 준비중이다.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소장품 50여점이 출품된다. 대전시립미술관은 한국과 일본의 미디어작가들이 참가하는 '미디어아트 2003'전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미술관은 국내외 현대작가 9명을 초대하는 '마인드 스페이스'전을 연다.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명상과 선(禪)의 세계를 조명한 기획전이다. ◆개인전=일본과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우환 화백이 호암갤러리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갖는다. 국내에서 개인전은 1994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의 전시에 이어 9년만에 열리는 것이다. 이씨의 대표작과 신작들을 선보인다. 또 원로작가 한묵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재일동포 작가인 곽덕준은 덕수궁미술관에서 각각 개인전을 갖는다. 독일의 세계적 설치작가인 볼프강 라이브와 미국 사진작가인 만 레이 전시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조각가 권진규(1922~73년)의 30주기 기념전을 준비중이다. 원로화백인 한국화가 장우성과 중국작가 이가염의 2인전은 덕수궁미술관에서 개막될 예정이다. 아트선재센터는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인 '야요이 구사마'전을 기획중이고 영은미술관은 프랑스 작가 미셸 블롱델의 '원초적 감성'전을 마련한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