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은 25일 성탄절은 대부분의 시민들이 가까운 성당과 교회를 찾거나 집에서 가족과 함께 성탄의 의미와지난 한해를 되새기며 차분한 휴일을 보냈다. 이날 명동성당과 중구 영락교회 등 천주교와 개신교계는 일제히 성탄기념 미사와 예배를 갖고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했으며 새해에는 새 대통령과 함께 새로운정치가 시작되고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의 길이 열리기를 기원했다. 명동성당에서는 이날 오전 9시부터 매시간 성탄 미사가 열려 많은 신도들이 참석했고 특히 낮 12시 성탄 미사는 정진석 대주교의 집전으로 신도 1천여명이 참석한가운데 봉헌돼며, 개신교계도 오전에 1~2차례 성탄 특별예배를 올리며 사랑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정진석 대주교는 이날 성탄 메시지를 통해 "지난 여름 남북이 하나 됐던 월드컵과 아시안 게임, 반세기 이상 끊겼던 남북간의 철도복구 작업등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 하나씩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제 새 대통령을 맞이해 경제적.정신적.도덕적으로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온 국민이 합심하자"고 말했다. 사회.종교단체들도 다채로운 성탄축하 행사를 마련, 이날 노원구 공릉동의 한영구임대주택에서는 천주교 도시빈민회 등이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는 성탄미사'를개최하며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는 미군 장갑차에 치여 사망한 여중생들을 위한 '효순이.미선이와 함께 하는 성탄미사'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주최로 600여명의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갖는다. 성탄절 휴일에 서울을 떠나지 않은 시민들은 집에서 가족과 함께 TV를 시청하거나 근처의 부모, 친척 집을 방문했고 미리 준비한 선물을 서로 주고 받으며 차분하게 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서울 명동, 충무로, 종로, 강남 일대 극장가와 고궁, 롯데월드, 서울랜드 등 놀이시설 등에는 방학을 맞이한 학생과 성탄절을 즐기려는 연인들로 크게 붐볐다. 이들은 오전 일찍부터 집을 나서 영화표를 예매한 뒤 주변 커피숍이나 패스트푸드점에 몰렸으며 고궁 등도 가족단위의 나들이객들로 아침부터 붐볐다. 친구와 함께 영화관을 찾은 박유정(25.여)씨는 "성탄절에 눈이 와 기분 좋은 하루가 될 것 같다"면서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느낌처럼 새해에도 기분 좋은 일만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을지로 롯데, 신세계 등 백화점과 주변상가에는 이날 오전부터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공연장이 몰려있는 대학로 주변도 관람객들로 활기를 띠었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에 1㎝의 눈이 내린 데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일부 도로가얼어붙어 서울 시내에서만 10여건의 접촉사고가 발생해 나들이길에 나선 시민들이불편을 겪기도 했으며 북악산과 인왕산길 등 일부구간은 교통이 통제됐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