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영화와 달리 일상 속의 사랑은 그다지 트랜디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다. 물론 영화처럼 '폼나는' 연애를 하는 커플도 있고 관능적인 사랑을 즐기는 연인들도 존재하며 죽음을 초월하는 지독함을 나누는 사람들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랑은 애틋함과 절실함의 중간 어디쯤에서 조용히 스며드는 것 같다. 내년 1월 10일 개봉하는 영화 「마들렌」은 20대 중반의 남녀가 펼쳐내는 맑고 순수한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영화는 '천천히 삶의 순간순간을 느끼며 살고싶다'는소설가 지망생 지석과 '인생을 100m달리기처럼 빨리 달리고 싶다'는 헤어디자이너희진의 사랑을 과장없이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퇴마록」으로 한국영화에 블록버스터 바람을 일으켰던 박광춘 감독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는 애초의 의도를 그런대로 지켜내고 있지만 '자극'에 길들여져 있는 관객들은 플롯의 높낮이 변화가 많지 않으며 스토리를 예측하기도 어렵지 않은 이 영화를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간혹 등장하는 무리한 설정이나 문어체적 대사가 눈에 거슬리고 갑자기 등장하는 컴퓨터 그래픽도 자연스럽지 않아 관객들의 감정잡기를 방해한다. 군에서 제대하고 '새벽을 달리는 사람들'이라는 소설을 준비하고 있는 지석(조인성)은 소설을 위해 새벽 신문배달을 시작한다. 100권의 책을 읽기까지 머리를 자르지 않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후 들른 미용실에서 중학교 동창 희진(신민아)을 만난다. 몇번의 만남 후 희진은 한 달 간의 계약연애를 지석에게 제안하고 당황하던 지석은 엉겁결에 이를 받아들인다. 계약 조건은 '100% 서로에게 솔직하기, 한 달 전에는 먼저 헤어지자고 말하지 않기, 한 달이 지나면 멋지게 헤어지기' '책읽기, 생각하기, 걷기'와 '컴퓨터게임과 쇼핑, 그리고 헤어스타일 바꾸기'등 너무나 다른 취미의 두 사람. 둘은 신문배달도 같이 하고 '마들렌'빵도 맛보며 빗속에서 자전거도 함께 타는 등 뒷날 추억이 될 즐거운 시간을 '공유'하며 사랑을 키워나간다. 어느날 이런 둘의 사랑에 처음으로 위기가 닥치는데… 바로 또 다른 중학교 동창 성혜(박정아)가 둘 사이에 끼어든 것. 학창시절 성혜를 좋아했다는 지석의 말에상처를 받은 희진은 설상가상으로 자신에게 닥친 또 다른 사건으로 인해 지석과 헤어질 결심을 한다. TV시트콤 「논스톱」으로 스타덤에 오른 조인성과 「화산고」로 영화에 데뷔했던 신민아는 처음 주연을 맡은 이 영화에서 젊고 순수한 이미지의 남녀 주인공역을비교적 무난히 연기하고 있다. '단골 조연' 김수로나 여성 그룹 '쥬얼리' 출신 박정아의 어색한 대사처리에 비하면 안정된 편. 21억원의 순제작비를 들여 「정글 스토리」, 「넘버3」를 만들었던 프리시마가제작했다. '마들렌'은 마르셀 푸르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에게 유년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줬다는 빵의 이름. 상영시간 118분. 15세 관람가.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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