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 북쪽으로 750km(비행기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치앙마이.태국 북부지역 행정의 중심지이자 13세기에는 이 지역에서 융성했던 고대국가인 란나 왕국의 수도였던 곳이다. 방콕이 번성하면서 역사의 주변부로 물러나긴 했지만 그 옛날 화려했던 시절의 횃불은 여전히 꺼지지 않은 채 타오르고 있다. 비록 자동차와 기계음이 만들어내는 현대문명의 소란함이 도시의 겉모습은 바뀌게 했을지언정 내면까지 변화시키지는 못한 것이다. 치앙센과 치앙라이 지역을 정복한 란나의 멩라이 왕은 1296년 4월 14일 '새로운 도시'란 의미의 치앙마이를 세웠다. 최대 황금기는 5백년 전 틸로카랏 왕 시절.메콩강 물길을 따라 서방으로 통하는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했던 지역적 특성은 이곳에 찬란한 문명을 꽃피게 했다. 중국에서 이어지는 실크로드는 육로뿐이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실제로는 물길을 따라 서방으로 갈 수 있는 최단 거리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치앙마이를 거쳐가는 비단 상인들도 상당수였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치앙마이는 수공예품과 비단 등의 산업이 발달하며 문화와 경제의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 도심에 들어서면 얕은 물웅덩이와 함께 옛 성벽터의 흔적들이 인상적이다. 성벽터는 란나 왕궁을 둘러싸고 있던 것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들이 군사도로를 만들기 위해 허물어 버려 군데군데 잔흔만 남아있게 됐다. 물웅덩이는 성벽을 방어하기 위해 만든 해자(垓字)로 옛날에는 악어 등 사나운 물짐승을 키웠다. 요즘은 해자 주변에 공원을 조성해 젊은이들이 휴식처로 이용하고 있다. 해자는 구(舊)시가와 신시가지를 나누는 경계선이기도 하다. 치앙마이 시내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오토바이를 개조한 삼륜차인 '툭툭'이나 트럭을 개조한 택시 '썽테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시내에서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경우 썽테우를 타면 20바트(약 6백원)가 기본이다. 툭툭은 거리에 따라 가격을 흥정해야 하고 관광하기에는 편리하지만 썽테우에 비해 조금 비싼 편이다. 좀 더 저렴하면서도 자유롭게 관광을 하기 위해서는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빌려 타는 방법도 있다. 성벽터 안쪽의 구시가에는 오래된 사원들이 밀집해 있다. 와트 치앙만,와트 체디루앙,와트 프라싱 등의 사원은 걸어서도 돌아볼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시내 안팎에는 모두 3백여개의 사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쪽으로 16km 거리에는 치앙마이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와트 프라다트 도이수테프 사원이 있다. 부처의 사리를 보관하고 있어 치앙마이는 물론 많은 태국인들의 독실한 신앙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이곳에서는 치앙마이 시내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구시가는 서울의 4대문을 연상시키는 게이트가 동서남북 방향으로 나 있으며 모든 도로는 각 게이트를 중심으로 뻗어 있다. 특히 동쪽 페(Phae) 게이트 앞의 문무앙 거리에는 각종 가페와 시장이 인접해 있어 항상 관광객들이 몰린다. 이곳에서 동쪽으로 직진하면 치앙마이 시내를 관통해 흐르는 핑(Ping)강을 가로질러 놓인 나와라트 다리를 만난다. 다리를 건너지 않고 남쪽으로 향하면 올드 치앙마이-람푼 거리에는 한국의 남대문 시장과 비슷한 나이트 바자르에 이른다. 각종 먹거리와 볼거리는 물론 저렴한 관광상품도 많아 밤이 되면 가장 인기를 끄는 장소다. 사방 120km에 걸쳐 산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이 평지가 이어지는 방콕과 달리 치앙마이는 해발 310m에 위치해있어 기후는 건조하면서도 선선한 편이다. 시내 주변에는 개발되지 않은 원시림이 도심에서 10k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아 코끼리 트레킹이나 대나무로 엮은 뗏목 래프팅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해발 2000m에 이르는 고산에는 남중국지역에서 내려와 정착한 것으로 알려진 다양한 원주민들이 고유 생활양식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다. 살아있는 전통문화의 숨결과 이방인을 환대하는 사람들의 따뜻한 미소는 치앙마이를 매혹적으로 만드는 매력이다. 마치 과거의 영화를 재현되고 있는 듯 치앙마이는 활기가 넘치고 있었다. 여행정보:대한항공과 타이항공은 12월21일부터 인천공항에서 치앙마이까지 각각 주2회,주3회씩 직항편을 운항한다. 대한항공은 내년 2월1일까지,타이항공은 내년 2월13일까지.아시아나 항공은 12월30일부터 내년 1월30일까지 치앙라이에 처음으로 직항편을 취항한다. 치앙마이행 직항편 이용 문의는 스피드투어(02-777-5949)와 대일항공여행(02-757-0021)으로 하면 된다. 글=정경진(객원기자) / 문의=대일항공여행,스피드 투어(02-777-5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