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혼여행 (SBS 오후 11시40분) =제목의 신혼은 '新婚'이 아니라 '身魂', 즉 몸과 혼이 각각 제 거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는 뜻이다. 정신 없는 결혼식을 마친 김준호(차승원) 정은진(조은숙) 커플이 신혼여행을 가기 위해 김포공항에 도착한다. 그리고 함께 신혼여행을 떠나는 각양각색의 신혼부부들이 천차만별의 모습으로 하나씩 공항에 도착한다. 이들은 제주도에 내리자마자 도저히 눈뜨고 볼 수 없는 온갖 낯뜨거운 장면을 연출하며 갖가지 에피소드를 만들어 낸다. 첫날 밤, 정신없이 일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술에 취한 김준호는 방 번호를 잘못 알고 다른 커플의 방에 들어가 다른 여자와 관계를 갖는다. 김준호의 부인 정은진은 남편의 외박에 화가 나 짐을 꾸려 공항으로 향한다. 다음날 아침 김준호는 양쪽 눈알이 빠진 처참한 모습의 시체로 발견되는데…. □ 리치 앤 스트레인지 (EBS 오후 2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초기작품이다. 영화는 노동자인 프레드(헨리 캔달)와 그의 부인 에밀리(잔 배리)가 죽은 친척의 편지를 받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들에게 살아있는 동안 평생 뭐든지 할 수 있는 막대한 돈을 남겼다는 내용이다. 단조롭고 지루한 일상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 두 사람은 크게 기뻐하며 크루즈 세계일주를 하기로 한다. 그러나 여행길에 오르면서부터 이들의 관계는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한다. 에밀리는 갑부 사령관인 고든(퍼시 마몬트)과 사랑의 감정을 나누고, 프레드는 공주행세를 하는 사기꾼 여자에게 빠져든다. 결국 프레드는 모든 돈을 사기로 날려버리고, 비참해진 두 사람은 허름한 화물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에 난파를 당한다. 가까스로 중국인들에 의해 구출돼 초라한 시외곽 지역의 셋방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한층 성숙해져 있는 자신들을 발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