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생고기 전문'이 오는 27일까지 대학로 리듬공간에서 공연된다. 극단 현빈(대표 김일우)이 만든 이 작품은 독특한 상황과 형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철이는 의사인 아버지로부터 불치병으로 판정받고 어려서부터 고기만 먹으며 밀폐된 병원 지하실에서 사육돼 왔다. 아버지는 성년이 된 아들을 위해 간병인을 겸한 창녀들을 보내준다. 오로지 식욕과 성욕에 의해서만 움직여온 그는 여자들에게 '내가 사람이냐'고 묻고 정답의 대가로 백지수표를 건 게임을 시작한다. 새로운 간병인으로 들어온 20대 초반의 여자 은지는 돈을 위해 비정상적인 상황을 견디며 게임을 계속한다. 생고기 타는 냄새, 붉은 피와 파란 불꽃, 찬디찬 가습기 등이 스테인리스 무대에 올려지는 것이다. 고깃덩어리에 불과한 삶을 살고 있는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상징과 은유, 알레고리가 묵직한 무게감을 준다. 세태풍자극과 부조리극적인 요소, 가공적인 우화와 추리극적인 요소를 뒤섞은 형식이다. 작가 선욱현과 신인연출가 손대원씨가 함께 만든 작품이다. 금.토 오후4시 7시, 일 오후3시 6시. (02)3217-9256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