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는 생활을 반영해야 한다.' 서양화 1세대 작가였던 도천(陶泉) 도상봉(1902~77년)은 자신의 주장처럼 인물 정물 풍경화를 주로 그렸다. 라일락 국화 사과 등을 소재로 한 작품은 1970년대 아파트 붐이 일면서 불티나게 팔려 그를 최고 인기작가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도상봉 탄생 1백주년을 기념한 기획전 '균형과 조화의 미학'전이 서울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명륜당''항아리''정물''라일락' 등 1930년대 초기작에서 70년대 말기작까지 70여점과 유족 소장품인 조선달항리 백자 등이 전시 중이다. 도천은 1950년대까지 초창기에는 인물화를,후반기에는 풍경화를 주로 그렸던 반면 정물화는 생전에 가장 많이 그린 소재였다. 특히 정물화는 탄탄한 구성과 완벽한 형태,여기에 조선백자를 중심으로 목가구 등을 배열해 격조 높은 화면을 완성한 작가라는 평을 얻었다. 그는 같은 대상을 새롭게 포착해 균형과 조화를 이룸으로써 '도상봉 화풍'을 일궈내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첫 서양화가인 고희동에게 그림을 배운 그는 1922년 도쿄미술학교에 입학하면서 조선백자에 매료돼 조선백자의 소박하고 부드러운 선과 색채는 평생 그의 주요 소재가 되기도 했다. 딸 문희씨(64ㆍ미국 거주)와 손녀 윤희씨(41)가 화가로서 그의 맥을 잇고 있다. 12월8일까지. (02)779-5310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