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여행업체들이 골프여행 상품 가격을 덤핑 처리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어 업계 전반의 경영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같은 문제는 업체간의 '제 살 깎기' 출혈경쟁으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결국에는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악순환을 유발시킨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낮춰진 상품가격은 그만큼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지기 마련이어서 소비자들에게 최종 피해가 돌아가기 마련이라는 것. 이같은 사실은 본지 투어라이프팀이 마련한 '골프 전문여행사 사장단 초청 좌담회'에서 골프여행 업계의 현 상황에 대한 다양한 얘기를 나누던 중 밝혀졌다. 이번 좌담회에는 업계의 대표들이 참석해 골프상품의 발전 방향 및 향후 전망에 대한 의견교환이 이뤄졌다. [ 참석자 ] 이승호 < 우성여행사 대표 > 정금순 < 올리브항공여행사 대표 > 김성진 < VIP여행사 대표 > 사회 = 이정현 < 월드컴 대표 > ----------------------------------------------------------------- 이정현 =요즘 골프여행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고,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성진 =박세리 등 한국출신 선수들이 해외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에 영향을 받아서 골프인구가 갑자기 늘어났습니다. 우리 선수들의 활약은 IMF 관리체제 등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고 골프가 상류층의 스포츠라는 인식을 바꿔 대중화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이승호 =맞는 말씀입니다. 골프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계절적인 요인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장소는 제한돼 있는 실정이지요. 골프상품은 골프를 즐기는 인구에 비례하기 마련입니다. 여행사들도 각기 다른 골퍼들의 요구를 반영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좋은 상품을 개발하려는 업계의 노력과 골퍼들의 상품에 대한 분별력이 따라줘야 골프투어 상품이 제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금순 =해외파 골퍼들의 눈부신 성과를 계기로 여행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여행사의 이익도 일반 패키지 여행보다 대부분 골프상품에서 나오고 있는 추세입니다.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구미에 맞는 맞춤여행 상품이 많이 출시될 것으로 보여 여행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정현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골프 상품들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이상적인 발전 방향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김성진 =우리나라 골프상품의 대부분은 계절적인 특징을 반영한 것입니다. 여름철에는 일본 북해도나 중국 대련, 장춘 등 기후가 선선한 지역 상품이 많고 겨울에는 따뜻한 동남아 등지의 상품이 많습니다. 주말을 이용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 비행기로 3시간 이내의 거리에 있는 지역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한동안 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금순 =같은 생각입니다. 아직까지는 저가 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향후 고급 상품을 원하는 소수 고객층이 형성될 것으로 봅니다. 여행사 한 곳이 전 세계를 전부 취급하는 현재의 형태에서 지역적으로 전문성을 가진 전문여행사가 등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승호 =주말을 이용해 골프여행을 떠나는 상품이 주를 이루는 것이 사실이지만,아직까지는 기존 패키지의 틀에 의존한 상태입니다. 앞으로는 대중성을 가진 패키지형과 고객의 성향에 따라 항목별로 선택하는 맞춤형으로 이원화될 것으로 봅니다. 이정현 =상품가격을 덤핑하는 업체들이 많아 업계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업계 전반의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정금순 =어렵게 상품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으면 다른 업체에서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덤핑을 해 힘들었습니다. 결국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가는데도 무조건 가격이 낮은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있는데,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서비스의 질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김성진 =덤핑문제는 국내 여행업계의 고질적인 병폐여서 없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봅니다. 여행업은 무형의 상품을 다루는데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특허권이 없는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다만 올 가을부터 문화관광부 주관으로 여행상품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시작한 '우수 여행상품 인증' 프로그램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승호 =덤핑의 차단은 어느 한 쪽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우선 관련 정부기관의 제도적 해결책이 필요하고 업계의 노력과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도 필수적입니다. 이정현 =골프전문 여행사로서 타사와 구분되는 노하우는 어떤 것입니까. 김성진 =언론에 타사 골프여행 상품이 소개되면서 'VIP 골프투어'라는 제목을 많이 사용해 자연스럽게 VIP여행사의 홍보효과를 얻었어요. 골프 여행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려면 상담하는 직원들의 전문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전 직원이 골프를 배우게 하려고 합니다. 이승호 =제주도 골프여행 상품의 반응이 좋아 급성장했습니다. 어느 업체는 항공권을 많이 갖고 있지만 판매망이 부족하고 반대의 경우도 있으므로 부족한 부분을 서로 지원방식으로 협력하려고 합니다. 정금순 =일본과 중국에 골프채 4백 세트를 준비해 놓는 등 고객편의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e메일이나 골프잡지 등을 고객들에게 정기적으로 발송했던 것에 고객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김성진 =VIP여행사도 고객들에게 정기적으로 DM을 발송하고 있습니다. 좋은 상품이 있을 때는 주요 고객에게 직접 연락해 알려주면 고마워하는 분이 많습니다. 이승호 =제주도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은 모두 무전기를 갖고 있어 시시각각 변하는 기후변화를 고객들에게 신속하게 전달해 줍니다. 어렵게 골프치러 제주에 왔다가 날씨가 안좋아 그냥 돌아가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지요. 고객마다 성향을 분석해 별도 관리도 하고 있습니다. 이정현 =마지막으로 골프여행업 발전을 위해 언론이나 정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이승호 =이제 골프는 상류층만의 사치성 스포츠가 아니라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해외 관광객들을 보다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서라도 관련기관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김성진 =해외파 골프선수들이 국가의 위신을 향상시키고 있음은 물론이고 국민들에게도 희망을 주고 있다는 것을 볼 때, 골프를 대중화시키기 위해서는 관련 기관이 앞장서야 한다고 봅니다. 정금순 =작은 영토에 골프장을 더 많이 확보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약 5백만으로 추정되는 골프인구를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해외골프=사치'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리=투어라이프팀 정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