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김포에 사는 제일기획 박호성 차장(40)은 차와 자전거를 이용해 출근하는 튀는 40대다.


매일 아침 5시30분 차를 몰고 집을 나서는 그는 서울 상암동 둔치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MTB(산악자전거)로 갈아 탄다.


야광 헬멧, 운전복, 타이어 상태 등을 확인한 그는 이 곳에서 본격적인 출근길에 오른다.


상암동 둔치에서 이태원에 있는 직장까지 거리는 15km.


싸늘한 새벽공기가 강바람으로 인해 더욱 차갑게 느껴지는 요즘이지만 둔치도로를 달리다 보면 온몸에서 열이 나고 땀이 흐른다.


머리 위로 지나는 성산대교-양화대교-당산철교-서강대교-마포대교-원효대교-한강철교-한강대교-동작대교는 그에게 남은 거리를 알려주는 표지판이다.


자전거길 중 가장 힘든 코스는 반포대교 밑에서 이태원 직장까지.


오르막 경사가 심해 엉덩이를 번쩍 들고 최대한 힘차게 페달을 밟아야 넘어지지 않고 오를 수 있다.


박 차장은 "이곳에서 땀을 다 흘린다"며 "처음엔 힘에 겨워 자전거에서 내리기 일쑤였으나 이젠 거뜬하게 오른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그가 김포~상암동은 승용차, 상암동~이태원은 자전거로 출근하기 시작한 것은 두달전부터다.


건강에 유의해야 하는 나이인 40줄에 들어선 뒤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튀는 출근'을 마음먹은 계기였다.


박 차장은 7시쯤이면 회사에 골인한다.


그는 "회사 주차장에 애마(愛馬)를 묶어놓고 샤워를 하면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며 자전거출근 예찬론을 편다.


"집사람이 저보다 더 좋아합니다. 건강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거예요. 직장 선.후배들도 두달 전에 비해 활력이 넘쳐 보인다고 칭찬해 줍니다."


그는 "허리가 굵어지고 근력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직장인에겐 자전거 운동이 최고"라고 권한다.


박 차장은 내년 봄께부터는 아예 김포 집에서 이태원 직장까지 전 구간을 자전거로 출.퇴근할 계획이다.


인라인스케이트를 탄지 6년째인 조윤경씨(26.LG홈쇼핑)는 주말마다 한강둔치에서 '여왕'이 된다.


평소 그녀는 헐렁한 건빵바지에 조금은 자극적인 민소매 차림이다.


선글라스와 물이 든 배낭을 갖추면 하이킹 준비가 끝난다.


준비운동으로 몸을 푼 다음 미끄러지듯 인라인을 타고 멀어져 간다.


서서히 속도가 오르면 등에 달라붙어 있는 긴 생머리가 바람에 날린다.


여의도에서 반포에 이르는 1시간30분 가량의 인라인 코스는 그녀의 독무대가 된다.


바람을 가르는 신나는 질주가 끝나면 몰려오는 나른한 피곤함.


그녀는 이 나른함도 주말 스케이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라고 말한다.


특히 저녁 무렵 한강에 걸린 노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한주간의 스트레스가 날아가 버린다.


조씨는 하이킹 후에 친구와 더불어 나누는 맥주 한 캔은 인라인스케이트가 주는 또하나의 기쁨이라고 덧붙인다.


그녀가 처음 인라인스케이트를 접한 것은 6년 전 미국 어학연수 시절.


뉴욕 센트럴파크에 산책하러 나갔던 그녀에겐 내리쬐는 태양 아래서 인라인을 타고 질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도 멋있게 보였다.


그날 곧장 가게로 달려가 인라인스케이트를 샀다.


그녀는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신기한 듯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회상한다.


요즘 서울 시내 곳곳에는 인라인을 즐기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띈다.


최근 급증한 인라인 동아리들 때문에 20명 이상이 열을 지어 움직이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하지만 조씨는 친구 한두명과 조용히 인라인을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자유로운 기분을 맛보기 위해 인라인을 타는 그녀에게 많은 동료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다음달 결혼하는 그녀는 "결혼 후에도 남편과 함께 인라인스케이팅을 즐기고 싶은데 시댁에서 너무 튄다고 얘기하지 않을지 걱정된다"며 웃는다.


또 "인라인스케이트는 운동이 부족한 직장인에겐 더없이 좋은 운동"이라고 덧붙였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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