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를 얘기하면 떠오르는 몇몇 도시가 있다. 지리산,하동,보성,강진,제주도..이 많은 도시들 중 유난히 관광인프라를 타고 사람들의 발길을 쉼 없이 끌어당기는 곳이 있다. 바로 보성.텔레비전의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아름다운 녹차 밭의 곡선과 삼나무 산책로가 사람들을 자극하여 누구나 한번쯤 찾아가 봐야 할 곳으로 다가서게 하는 곳,"보성"이다. 국내 최대의 차 재배지인 전라남도 보성군.대표적인 녹차관광농원 "대한다원(061-852-2593)"의 입구에서 버스를 내리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다원까지의 거리를 나타내는 안내판으로 "이곳에서 약 300m"라고 쓰여있다. 길가에 잠시 서서 3백 미터의 거리감을 가늠하고 있을 즈음 녹차향이 바람을 타고 불어와 발길을 재촉한다.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걷지 않는 여행에 익숙해져 있는 현대인들에게 비포장 도로 3백 미터를 걸어 들어오라고 하는 것은 어쩌면 무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동차를 가지고 들어간다고 해도 비포장 도로를 따라 조금 들어가면 나오는 주차장에 차를 세워야 한다. 녹차는 먼지에 민감한 식물이어서 자동차가 불러일으키는 먼지로부터 녹차 잎을 보호하기 위함이니 기꺼운 마음으로 걸어 들어가기를 권한다. 차를 세우고 삼나무 울창한 흙길을 걸어 들어 가다보면 싱그런 가을바람에 묻어나는 다향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포장이 되지 않은 길을 천천히 오르며 왼쪽으로 펼쳐지는 녹차밭의 풍경과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울창한 삼나무 숲길을 걸어 오르는 재미도 각별하기 때문이다. 입구의 산책로가 끝날 즈음 녹차밭으로 둘러싸인 쉼터를 만난다. 이곳에서 다리를 쉬고 무료로 제공하는 차 한잔을 마신 후 산비탈을 가득히 메우고 있는 차밭으로 올라가 보자.다원의 정상에 올라서면 발 아래로 끝없이 펼쳐지는 녹차나무의 물결에 새삼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녹차단지를 지나 율포 해변으로 내려가면 가을철 거칠어진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 좋은 장소가 있다. 지하 120m에서 바닷물을 끌어올린 해수와 보성의 다원에서 생산된 차 잎을 우려낸 녹수를 이용하여 건강목욕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보성의 명물 "해수녹차온천탕(061-853-4566)"이다. 여행으로 쌓인 피로도 풀고,다이어트도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옹기를 가업으로 3백년을 이어오고 있는 미력옹기(061-852-4232 www.ongki.com)는 보성의 보물과도 같은 곳.무형문화재 옹기 전수자인 주인 이학수씨가 9대를 이어 옹기를 굽고 있다. 황토가 옹기로 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볼 수 있고,걸쭉한 아저씨들의 입담과 함께 옹기체험이 가능하다. 프로그램의 소요시간은 약 3시간.오전 10시를 전후로 시작한다. 사전예약을 해야 하며 옹기를 만들 수 있는 편안한 복장으로 참여해야 한다. 가격은 성인 1인당 1만원이다. 토,일요일은 휴무. 한은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