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정대(正大) 총무원장이 최근 임시종회에서 군승(軍僧)을 타종단에도 개방하는 문제와 관련, 불교 주요 종단인 진각종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진각종측이 규탄집회를 갖기로 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정대 총무원장은 지난 9일 종회에서 진각종에 군승 파견의 길을 열어주는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머리 기른 사람들과 얘기를 하려고 하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 간다" "진각종은 불교가 아니다" 등의 비하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교 5대 종단에 포함되는 진각종은 자생종단으로 출가종단인 조계종과 달리 재가종단을 지향하고 있다. 1947년 회당(悔堂) 대종사가 창종한 진각종은 진리 자체가법신(法身)인 비로자나 부처를 교주로 모시고 '움마니반메훔'의 육자진언을 통해 성불하려는 밀교의 한 갈래이다. 최근 포교의 일환으로 종단을 군승지정 종단으로, 산하 위덕대를 군승파견 학교로 지정받으려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조계종 포교원은 반대입장을 밝혀왔다. 정대 총무원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진각종 전국청년회는 모임을 갖고 "이번 사태를 결코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정리, 16일 오후 2시 조계사 앞에서 '정대 총무원장의 망언규탄과 사과'를 요구하는 집회를 갖기로 했다. 또 진각종 복지재단 사무처장 지현 정사가 공개서한을 통해 정대 총무원장의 공식사과를 촉구, 종단 차원의 대응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현 정사는 서한에서 "진각종은 전통불교로부터 숟가락 하나 물려받은 것 없는자수성가 종단으로 개종 이후 단 한 차례도 불교의 명예를 실추시킨 적이 없다"며 "정대 총무원장은 이번 발언에 대해 78만 신도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불교바로세우기 재가연대' 등도 정대 총무원장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유감을 표명하는 성명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