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급 첼리스트 중 한 명인 안너 빌스마와 고음악 전문 실내악단 라르키부델리가 오는 27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이번 공연은 지난 99년과 2000년에 이어 세 번째 내한공연이며 첫 협연무대이기도 하다. 네덜란드 출신의 빌스마는 지난 98년 영국의 음악전문지 '클래식 CD'로부터 파블로 카잘스, 그레고르 피아티고르스키, 자클린느 뒤프레, 다니엘 샤프란 등과 함께 '역사상 가장 위대한 6인의 첼리스트'에 선정됐다. 음악을 전공한 아버지 밑에서 태어나 세살 때 처음 바이올린으로 음악을 시작한 빌스마는 여덟살 때 본격적으로 첼로에 입문했다. 그의 아버지는 트럼본 연주자로 편곡 작곡 지휘 바이올린 연주에도 능한 만능 음악인이었다. 헤이그 왕립음악원에 들어간 빌스마는 지난 59년 파블로 카잘스 콩쿠르를 석권한 후 6년간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우의 수석첼리스트로 활동했다. 그는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드물게 원전악기와 현대악기 모두에 능통한 연주가다. 바로크 레퍼토리를 연주할 때는 1695년산 고프필러 첼로, 고전과 낭만 레퍼토리는 1835년산 프레산다 첼로로 연주하며 공연 때는 항상 첼로 두 대를 들고 다닌다. 그가 내놓은 실내악, 독주 음반들은 에디슨상 디아파종상 리스트상 비발디상 등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상들을 받았다. 특히 음악애호가들 사이에 최고로 꼽히는 무반주 첼로모음곡 전곡 모음은 프랑스의 '르몽드 드 라 뮈지크'지가 선정하는 '올해의 최고음반상'을 비롯 93년 '누벨 아카데미 음반상', 94년 '오스카 클래식상' 등을 휩쓸었다. 빌스마는 지난 82년 이후 하버드대 특별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헤이그 왕립음악원과 암스테르담 스윌링크 음악원 교수직도 함께 맡고 있다. 라르키부델리는 빌스마를 중심으로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이 필요에 따라 협연하는 일종의 프로젝트성 체임버 앙상블로 이번 공연에는 베라 베스와 유르겐 쿠스마울이 함께 한다. 이들은 18세기 고음악을 원전악기로 연주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현대음악 레퍼토리도 무리없이 소화해 낸다. 프랑스의 디아파종 황금상만 5회나 수상했다. 베스는 빌스마의 부인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슈베르트의 '현악 3중주 내림나장조 D.581' '현악 3중주 내림나장조 D.471' 베토벤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를 위한 3중주 사장조 작품 9의 1' 등을 들려준다. 빌스마는 28일과 10월1일 호암아트홀과 울산 현대미술관에서 각각 독주회도 갖는다. 599-5743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