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인력이동이 부쩍 늘었다. 때문에 기업의 경영자들은 우수 인력을 영입하는 한편 기존 인력이 유출되지 않도록 전전긍긍해야 한다. 능력 있는 인재들은 자신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임을 간파하고 스스로 고용의 칼자루를 흔들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간의 인재 스카우트전이 치열해지면서 돈으로 우대하는 '황금수갑'이나 승진조치만으로는 사람을 붙잡기 어렵다. 이미 상당수 직원들이 고소득자인데다 경쟁사들이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최고인재 확보와 유지전략'(로버트 워터맨 외 지음,이상욱 옮김,21세기북스,1만2천원)의 저자들은 그래서 인력관리의 개념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예전의 인력관리가 저수지에 물을 가둬놓고 새나가지 못하게 하는 '댐방식'이었다면 이제는 강의 흐름과 함께 하면서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어차피 인력이동은 불가피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원들의 충성심을 끌어내려 애쓰기보다는 시장주도의 인재확보 전략을 택해야 한다는 게 저자들의 견해다. 직원들이 이동을 결정하는 이유가 시장에 있는 까닭이다. 금전적 인센티브인 '황금수갑' 외에 직무 재설계,아웃소싱,직무 표준화,동료간 유대강화 등 광범위한 인재확보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택배회사인 UPS는 운전사들의 높은 이직률을 직무 재설계로 해결했다. 운전기사들이 이직하는 가장 큰 이유가 번거롭고 힘든 화물적재 업무라는 사실을 파악,이 업무를 운전기사의 업무에서 분리해준 것.그러자 이직률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AG커뮤니케이션스 시스템스는 직장 내에 골프 동호회,야구팀 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동료간의 유대감을 강화,소프트웨어 기술자의 이직률을 7%대로 떨어뜨렸다. 충성심이 없어도 업무에 헌신적으로 임하게 하는 방법도 저자들은 제시한다. 직원들이 자기의 일에 대한 통제력을 갖도록 하거나 팀을 만드는 것,단기 프로젝트 위주의 인력배치 등이 그런 방법들이다. 저자들은 또한 기업의 최고 경영자는 직원들이 자기의 취업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멀티 플레이어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를 위해 CEO는 직원들이 다양한 경력을 쌓고 개발할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하며 떠나는 직원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뛰어난 인재를 마냥 직원의 위치에 두기보다는 자신의 파트너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영컨설턴트,공인회계사 등 전문직 사원이 경영자로 도약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역할모델을 제시하고 도와줘야 한다는 얘기다. 한편 스카우트전의 와중에 양산된 고액연봉자를 관리하는 일 또한 CEO들이 새롭게 당면한 과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전체 직원의 30%가량이 백만장자이며 씨티그룹의 경우 매년 현금으로 1백만달러 이상 버는 사람이 1천여명이 된다고 한다. 저자들은 이런 백만장자 직원을 올바르게 관리하려면 돈이든 다른 것이든 인생에서 무언가 남기고 싶어하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또 일단 채용한 뒤에는 이들에게 끊임없는 변화와 한층 더 어려운 도전과제를 지속적으로 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유능하지만 성격적 결함때문에 팀워크를 이루지 못하는 직원들을 영웅형 실력지상주의형 우격다짐형 비관형 반항형 홈런타자형 등으로 분류해 대처법도 소개하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