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이후 한국문화예술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서울 명동의 옛 국립극장이 복원된다. 문화관광부는 23일 '명동 옛 국립극장'을 매입할 수 있는 내년도 예산 200억원을 확보, 무대설비 등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2005년 10월에 재개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복원비 등 모두 600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며 문화부는 이를 국고로 충당해나갈 계획이다. 새롭게 문을 여는 명동 국립극장은 건물외관을 보존한 가운데 내부시설 600-700석 규모의 중극장으로 리모델링된다. 이곳을 명동지역의 문화적 명소로 만들기 위한관계전문가들의 자문위원회가 곧 구성될 예정이며 위원회는 극장의 기본 운영방향,특성화프로그램 설정, 리모델링 범위 등을 정하게 된다. 1934년 일본 다마타 건축사무소의 이시바시(石橋)가 바로크 양식의 영화관으로신축한 이곳은 1948년 시공관, 1959년 국립극장, 1973년 국립극장 산하 예술극장 등으로 명패를 바꿔 달았다가 1975년 정부가 당시 대한투자금융(현 대한종합금융)에 21억4천만원을 받고 매각했다. 문화예술인들은 2000년 6월 옛 국립극장 되찾기 서명운동을 벌인 데 이어 올해3월 `구 국립극장 되살리기 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키는 등 재개관을 위한 여론을 조성해왔다. 문화부도 이곳의 소유주인 대한종금이 1999년 10월 파산하자 저가매입 여건이 성숙됐다고 보고 매입ㆍ복원예산의 확보를 추진해왔다. 이곳은 1948년 베르디 오페라 「춘희」(김자경 공연), 셰익스피어의 「햄릿」(이해랑 연출) 등이 초연된 곳이자 현인, 김정구, 김희갑씨 등 대중예술인들이 노래와 연극 등으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던 공연예술의 산실이었다. 1956년 당시장면 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때 권총 피격을 받았던 곳이기도 하다.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ckch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