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의 어느 날을 기억한다. 군대에서 휴가를 나왔었고, 막 출간된 한 문학상의 수상작품집을 사든 채 버스에 앉아 읽고 있었다. 서울역을 지나던 중이었을까, 어두운 하늘 아래로 높은 건물들이 노란빛을 뿜어내며 고적하고 호젓한 야경을 완성하고 있었다.그 풍경을 기억하는 건, 책을 읽다 치밀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고 고개를 들어 먼 곳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리라. 그때 내 마음속엔 이런 문장이 반복됐다, 그래 이런 걸 기다리고 있었어. 그날 내 손에 쥐어진 책은 <2015 제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이었고, 읽고 있던 소설은 <건축이냐 혁명이냐>였다. 1960년대는 예술의 꽃이 지금과 달리 건축이었고, 각 고등학교의 수재이며 감성이 충만한 까까머리들이 건축과를 선택해 대학을 가곤 했으며, 각종 건축잡지들이 생겨나고 유학파 건축가들이 출몰하던 시기였기에 잊힌 건축가들도 르꼬르뷔지에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를 알았을 텐데 그들의 야망과 꿈은 왜 이렇게 낡고 초라하게 남아버렸나 하는 얘기를 우리는 나눴고, 조규엽은 디자이너로서 내가 쓴 가상의 전기에 가상의 스케치와 사진 등을 넣으면 어떨까하는 이야기를 했다. <건축이냐 혁명이냐>조선의 마지막 황세손 이구를 다루는 이 소설은 국경을 넘나들고 당대의 다양한 고유명사와 사건들을 종잡을 수 없게 횡단하며 이구의 전기를 파편적으로 다룬다. 그러나 내게 중요했던 건 소설에 사실과 허구가 얼마만큼의 비율로 섞여 있느냐가 아니라, 이 소설이 무언가 묻고 있다는 사실이었다.군사정권의 회유를 받고 호랑이굴에 들어가는 심정으로 조국에 돌아왔지만 별다른 행위를 하지 못한 채 어눌한 한국어를 아예 닫아버
아난티 앳 부산 코브의 오션 인피니티 풀이 4월 1일 겨울 휴장 기간을 마치고 재개장했다. 337㎡(약 102평) 규모의 오션 인티니티 풀은 탁 트인 전망과 넓은 공간으로 바다를 향해 끝없이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천혜의 자연경관으로 둘러싸인 전망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아난티 앳 부산 코브의 투숙객 및 워터하우스 이용객이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자녀와 수영을 즐기고 싶다면 ‘마이 퍼스트 저니’ 패키지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투숙객이 마음껏 수영을 즐길 수 있는 패키지가 탄생했다. ‘마이 퍼스트 저니’는 호텔에서 먹고, 자고, 물놀이까지 모두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객실 패키지다. 너른 바다가 보이는 프리미엄 오션 객실에서의 1박과, 워터하우스 성인 2인·소인 1인 반일 무료 입장권(오션 인티니티 풀 이용 포함), 키즈 물놀이용품, 유아용 배스로브, 조식 뷔페 이용 혜택을 포함한다. 기간은 4월 1일부터 6월 30일(평일), 가격은 48만6000원부터다. 아난티 앳 부산 코브의 이색 수영 스폿, 워터하우스온천도 힙할 수 있다. 미디어아트를 감상하며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워터하우스에서 느낄 수 있는 감상이다. 6611㎡(약 2000평)의 여유로운 공간은 직선과 곡선의 조화, 이국적인 인테리어와 독특한 분위기로 시선을 끈다. 미로처럼 연결된 온천의 벽면을 가득 채운 미디어아트와 감각적인 음악은 전혀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한다. 사계절 내내 바다를 바라보며 수영을, 맥퀸즈 풀아난티 앳 부산 코브 10층의 실내 수영장 맥퀸즈 풀은 사계절 푸른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전면이 유리로 된 통창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하늘과 바다를 한눈에 비
1962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울산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산업단지로 눈부신 도시 발전을 이뤘다. 모두가 잘 살기를 바랐던 때로부터 이제는 다 함께 잘 살기를 바라는 때, 공존의 도시 울산 남구를 여행한다.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세계는 산업화의 땔감으로 고래를 필요로 했다. 집채만 한 고래의 몸에 작살을 꽂으려 고군분투하는 사람들과 작살을 빼내려 몸을 비트는 고래. 뜨거운 피가 온 바다를 물들이던 나날이었다.19세기에 절정을 이룬 포경산업은 고래기름을 대신할 석유가 발견되고, 1986년 국제적으로 상업적 포경이 금지되며 막을 내렸다. 장생포 앞바다는 귀신고래, 참고래, 힌돌고래, 밍크고래 등 수많은 고래가 찾아왔던 곳이다. 특히 귀신고래는 장생포의 마스코트로, 귀신고래가 새끼를 낳으러 이동하는 경로에 속해 1962년 천연기념물 ‘울산귀신고래회유해면’으로 지정되기도 했다.세계에서 유일하게 토종고래의 학명이 붙은 귀신고래는 몸길이가 수컷 13m, 암컷 14m까지 성장한다. 회색의 몸체에는 수많은 바다생물이 기생하는데 그중 따개비가 붙었다 떨어진 흔적이 여느 고래와 구분되는 특징이기도 하다. 귀신고래는 1977년 울산 방어진 앞 5마일의 해역에서 남하회유하고 있는 2마리를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다. 장생포는 1899년 러시아의 포경기지로 지정된 이래 일제강점기를 거쳐 1960~70년대까지 고래잡이로 성업했다. 이후 포경이 금지되며 반짝였던 것들은 빠르게 사라졌다. 집채만 한 고래를 해체한 작업장도, 고래기름을 짠 착유장도, 고래고기를 팔던 식당도 낡은 사진 속 어제의 일이 되었다. 지난 2008년 장생포 일대는 장생포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되어 고래에 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