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이 절정에 이르렀던 지난 3주 동안 수도권 일대의 보육원과 장애인복지단체에서는 매일 저녁 어김없이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울려퍼졌다. 외로운 아이들에게 선율을 들려준 주인공은 피아니스트 홍지혜씨(24·줄리아드음대 석사과정). 그녀는 같은 학교 동료들과 함께 지난달 23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의 첫 자선공연을 시작으로 3주간 수도권 일대의 22개 보육원과 장애인단체 등을 돌며 무더위 속에 '우리들의 꿈을 향한 콘서트'를 열었다. 부모를 잃었거나 몸이 불편한 아이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져준 이 콘서트는 브람스의 피아노 트리오,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에서 김광진의 '마법의 성'까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채로운 곡들로 꾸며졌다. 홍씨가 '꿈을 향한 콘서트'를 꿈꾸기 시작한 것은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가던 13세 때부터. 그녀가 마음껏 음악을 향한 열정을 펼치도록 국내에서의 안정된 생활마저 포기한 채 미국이민을 감행한 부모는 그녀에게 "너의 재능을 펼치되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눠야 한다"고 가르쳤다. 부모의 가르침에 따라 그녀는 소녀시절부터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와 힘과 용기를 주는 음악을 나누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키워왔고 이같은 꿈은 줄리아드 음대가 매년 선발하는 후원프로젝트에 선정됨으로써 실행될 수 있었다. 홍씨는 "앞으로 해마다 국내에서 '꿈을 향한 콘서트'를 벌이기 위해 미국으로 돌아가자마자 후원금 마련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