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별의별 경우를 다 겪게 된다. 믿었던 사람이 배신하는가 하면 뜻밖의 재난과 사고, 난치의 병이 삶 자체를 위협하기도 한다. 사업에 실패하는 일도 있고,스트레스 때문에 삶이 힘겨울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어떤 사람은 살아남고 어떤 사람은 완전히 무너진다. 낙하산 부대원 출신의 미국인 심리학자 앨 시버트 박사가 쓴 '서바이버 퍼스널리티'(신현승 옮김, 파피에, 1만4천5백원)는 여러가지 역경을 극복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성을 통해 생존의 비법을 제시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포로로 잡혀 있다가 온 사람, 실직의 위기에서 성공을 이끌어 낸 사람, 불치의 병을 이겨낸 사람 등 온갖 종류의 사례들을 조사, 분석했다. 스물다섯살의 월트 디즈니는 1926년 형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하청생산하는 스튜디오를 열고 한 영화배급업자와 대형 계약을 체결했으나 영화배급업자의 농간으로 제작노하우만 넘겨준 채 계약을 파기당했다. 월트 디즈니는 실망했지만 희생자로 남아 있지는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디즈니는 남의 아이디어에 의존하기보다 직접 만화영화 주인공을 만들기로 하고 '미키 마우스'를 탄생시켰다. '세터데이 리뷰'의 편집자였던 노먼 커즌스는 '교원병'이라는 특이한 병에 걸려 의사로부터 회복확률이 5백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커즌스는 낙담하지 않고 5백분의 1 가능성을 찾아 나섰다. 방법은 말기 상태의 난치병 환자들중 회복사례를 조사하는 것. 비타민C와 웃음이 명약이라는 결론을 얻은 그는 병원 대신 호텔에서 실컷 웃고 휴식한 끝에 건강을 되찾았다. 2차대전때 일본군에 붙잡힌 미군포로들중 1만1천여명이 가혹행위와 열악한 환경 때문에 희생됐다. 그중에서 살아남은 한 사람은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묻자 "살아있음 자체가 저항의 행위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같은 사례들을 통해 저자는 역경에서 살아 남는 것은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살겠다는 의지, 즉 생존특성을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생존특성은 누가 사전에 개발했거나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학습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그렇다면 생존자들의 공통적 특성은 어떤 것일까. 저자는 스스로 상황을 변화시키겠다는 욕구와 열망, 자제력, 과감한 대처, 타인에 대한 공감과 유연성, 유머, 창조성과 직관력 등을 그런 특성으로 꼽는다. 저자는 "역경은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장점을 발견하게 해준다"면서 "자신만의 생존기술, 대처기술, 성공기술을 개발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