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인가. 우리는 그 내일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이런 난해한 질문에 명쾌한 답을 던지는 석학 피터 드러커의 저서 두 권이 여름 독서계를 달구고 있다. '넥스트 소사이어티'(한국경제신문)와 '피터 드러커.미래경영'(청림출판)이다. 대구대 경영학과 이재규 교수가 번역해 지난 6월말과 7월초 각각 나온 이 책들은 출간 직후부터 온라인 및 오프라인 서점들의 종합 및 경제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올해 93세라는 삶의 깊이와 평생을 쉼없이 연구하고 도전해온 시대적 통찰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피터 드러커.미래경영'은 '경영학의 대부'인 드러커가 지난 60년여간 확립한 경영사상과 관련 저술들의 진수를 요약한 선집. 원저 제목은 'The Essential Druker'이다. 1942년에 나온 '산업인의 미래'에서 지난 99년의 '21세기 지식경영'까지 망라한 드러커 경영학의 완결판인 셈이다. 드러커는 이 책에서 '경영은 왜,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경영의 주요 영역을 기업 개인 사회의 세 부분으로 나눠 점검한다. 변화를 이끄는 경영의 이론과 실제, 조직내에서 올바른 자기경영, 미래사회에서 지식인의 책임과 역할 등이 구체적인 점검대상이다. 그는 특히 "경영자는 보스가 아니라 리더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위와 권한을 가진 '보스'에서 지식을 행동으로 구체화할 책임을 지는 '리더'로 경영자의 의미가 변했다는 설명이다. 또 과거의 조직이 육체노동자 중심이었던데 비해 오늘날의 조직은 지식근로자 중심이며 이런 변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아울러 미래의 시장은 재화와 용역의 교환을 위한 자유시장이 아니라 정보의 교환이 자유로운 시장이 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한다. 이런 점에서 미래시장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글로벌 자유시장이다. 따라서 기업조직 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조직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드러커는 지적한다. 그는 시장에서의 무게중심 또한 고객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시장에서 권력의 중심이 제조업자에서 유통업자로 옮겨간 것처럼 앞으로 30년 동안에는 정보접근력을 가진 고객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래경영'이 대체로 경영에 국한해 전망하고 있는데 비해 '넥스트 소사이어티'는 미래의 사회와 경제, 경영을 보다 폭넓게 조망하고 있다. 그는 이미 '단절의 시대'(1969) '새로운 현실'(1989)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1993) 등에서 미래사회에 대한 남다른 통찰력과 선견지명을 과시해 왔다. 드러커는 이 책에서 '다음 사회'는 지식이 강조되는 사회이며 지식근로자의 힘과 위상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식과 기술로 무장한 지식근로자가 미래의 지배적 계층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때문에 미래의 지식근로자는 피고용자가 아니라 고용주와 대등한 관계를 갖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는 또 지식사회는 국경이 없고, 사람들의 상승 이동이 쉬우며 성공뿐 아니라 실패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한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그는 지식사회의 급변하는 흐름, 최고경영자의 혁신, 금융시장의 재편, 전통적인 제조업의 가치와 역할 축소, 거대 시장이자 강력한 경쟁자로서 중국의 부상, 인구감소, 기업구조의 변화 등 우리가 맞고 있는 '다음 사회'의 주요한 경영과제들을 낱낱이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음 사회'에 다가올 기업과 최고경영자의 모습은 어떨까. 다양한 기업모델과 최고경영자의 모델이 등장할 것이라면서 대기업의 혁신, 즉 자기 재창조가 필요하다고 드러커는 강조한다. 또한 20세기에는 정부와 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21세기에는 시민을 위한 공동체를 창출할 수 있는 비정부, 비영리 사회부문의 단체들이 성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모든 예측에도 불구하고 드러커는 "가장 큰 변화들은 아직 그 징후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지금까지의 새로운 사회들과 마찬가지로 다음 사회는 새로운 기관과 이론, 이데올로기 및 문제들로 구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