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하면 많은 사람들이 실험실의 칙칙하고 어두운 분위기,알코올 램프와 화학약품들,복잡한 원소기호 등을 떠올릴 것이다. 이런 것들은 일상생활과는 동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학창시절 우리를 힘들게 했던 골치 아픈 기억으로 각인돼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것이 화학의 참모습일까. '장난꾸러기 돼지들의 화학피크닉'(조 슈워츠 지음·이은경 옮김·바다출판사·1만원)의 저자는 화학이 어렵고 피하고 싶은 대상이 아니라 재미있으며 반드시 배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화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삶을 제대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을 화학으로 본다. 예컨대 커피를 끓이는 것,요리하는 것,약을 먹는 것,샤워하는 것,심지어 섹스하는 것까지 모두가 화학적 작용이라는 설명이다. 어떤 치약,어떤 샴푸,어떤 비누를 써야 할지 또 어떤 비타민제가 내 몸에 맞는지를 알기 위해서도 우리는 화학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약간의 지적 호기심을 갖고 화학이라는 거대한 바다에 몸을 맡기면 의외로 화학이 유용할 뿐만 아니라 매우 재미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에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중심으로 화학과 관련된 정보 및 지식들이 쉽고 재미있게 정리돼 있다. 무겁게만 느껴지던 기존 화학 상식들이 저자의 맛깔스런 글솜씨를 통해 새롭게 조명된다. 저자 조 슈워츠는 맥길대학 '화학과 사회연구소' 소장으로 사랑의 화학작용에서부터 노화의 과학적 접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제를 연구하고 있다. 풍부한 정보와 재미있는 대중 강연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그는 워싱턴 포스트에 일상생활과 밀접한 화학에 대한 칼럼을 기고하고 있기도 하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