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치코트. ‘지구 온난화의 폐해’ ‘남녀의 양육 책임의 한계와 허용 범위’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워라밸의 균형감’ ‘우울증과 노출증 같은 현대 사회의 정신적 감정적 질병’…. 패션 칼럼에서 거론하기엔 너무나도 심각하고 진지한 이 주제들을 트렌치코트를 다루며 생각하게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탁월한 방수성은 물론 스타일 측면에서도 인정받아 민간에서 큰 인기를 끌어 고안된 지 2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트렌치코트. 이 의미심장하고 중차대한 옷은 살아남아 사랑받은 기간만큼이나 깊고도 다양한 화두를 던진다. 트렌치코트가 던지는 화두들가장 먼저 대두된 질문,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폐해는 무엇일까. 심각하고도 무시무시한 거시적인 이야기들이 100만 가지쯤 쏟아지겠지만 절절한 옷 애호가(라고 쓰고 옷 환자라고 읽는다)인 필자에겐 트렌치코트를 입을 날이 줄어든다는 매우 개인적이고 미시적인 폐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렌치코트를 입을 결심’을 위해 용기 내는 분들이 있으리라. 오래전 영화 카사블랑카에서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희생을 감수하던 험프리 보가트처럼 근사하게 연출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트렌치코트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로 한다. 트렌치코트 탄생에 관한 오해많은 이가 오해하고 있는 것과 다르게 트렌치코트는 원래부터 군용 장비로 탄생한 것은 아니다. 트렌치라는 영단어가 쏟아지는 포화로부터 몸을 숨기는 전쟁용 참호를 일컫는 표현이니 응당 참호전을 위해 개발된 옷이리라 추정하는 이가 많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이미 만들
지역 미술관은 그 도시의 얼굴이다. 이곳에 걸린 작품을 보면 지역 고유의 예술 감수성과 그간 가꿔온 문화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뉴욕, 런던, 파리, 도쿄 같은 세계 주요 도시를 여행할 때면 한 번쯤 도시 이름이 붙은 미술관에 들르는 까닭이다. 이런 점에서 부산은 지금 얼굴 없는 ‘무안(無顔)’한 도시다. 지역 대표 미술관인 부산시립미술관이 올해 미술관을 통째로 뜯어고치는 대공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 미술관은 2016년부터 비만 오면 건물에서 물이 줄줄 새 작품을 전시하기 힘들었다. 온·습도 조절 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작품을 망가뜨리는 일도 있었다. 태풍이 오면 전시실 곳곳에 쓰레기통을 세워 빗물을 받고, 제습기로 물을 빼내야만 했던 부산시립미술관은 작가와 소장가들은 물론 다른 국공립 미술관 사이에서도 공공연하게 작품 대여 기피 대상으로 통했다.지난해 열린 일본의 유명 팝아트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 전시엔 “국제적 망신거리”라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혈세 20억원을 들여 전시를 유치하고도 당초 5개월가량으로 계획했던 전시 기간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항습 조건을 맞춰 달라는 작가 측 요구를 들어주지 못해 파행을 겪으면서다. 미술계에선 “한국 작가들이 작업은 해외 미술계에서 인정받는 반면 국내 미술 전시·행정 인프라는 부끄러울 정도”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부산과 오사카의 20년은 왜 다를까한국 제2의 도시 부산을 대표하는 공립미술관인 부산시립미술관은 1998년 개관했다. 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를 대표하는 오사카국제미술관보다 6년 먼저 문을 열었다.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지만, 20여 년이 흐른
‘히사이시 조 영화음악 콘서트’가 5월 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지브리 사운드’의 창시자로 통하는 히사이시 조의 영화음악을 대규모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라이브 연주로 만날 수 있다. 오는 29일까지 아르떼 웹사이트에서 신청할 수 있다. 5명을 뽑아 S석 2장씩을 준다. 당첨자 발표는 30일.arte.co.kr에서 각종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습니다. 꼭 읽어야 할 칼럼● 과일꼬치 끝에 달린 도토리 장식품‘스튜디오 포’의 공예가는 산책을 통해 자연에서 영감을 받는다. 나뭇잎, 열매 등 다양한 식생물을 수집해 작품에 활용한다. 예를 들어 작은 도토리는 귀이개나 과일꼬치 끝에 매달 장식물이 된다. 사물의 용도에 따라 선택할 수집품이 달라지며 디자인보다 수집한 자연물, 사물이 제작의 기본 조건이다. - 크래프트믹스 대표 홍지수의 ‘공예 완상’● 수양대군도 전두환처럼 곧바로 궁궐로 갔다550년 전 김종서를 제거한 것으로 생각한 수양대군은 곧바로 궁궐에 들어갔다. 김종서가 역모를 꾀한다고 단종을 겁박했다. 자신들의 불법을 최고 책임자에게 인정받기 위한 행위다. 전두환은 최규하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정승화 체포동의안을 받아냈다. 두 사건은 배경은 다르지만 모든 절차가 매우 비슷하다. - 도시문화해설사 한이수의 ‘성문 밖 첫 동네’ 꼭 봐야 할 공연·전시● 국악 - 완창판소리 '조주선의 심청가'완창판소리 ‘조주선의 심청가- 강산제’가 5월 11일 서울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다. 눈먼 아버지를 위해 인당수에 몸을 바친 효녀 심청이의 이야기다.● 뮤지컬 - 친정엄마뮤지컬 ‘친정엄마’가 20일부터 5월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