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8가에 위치한 원할머니 보쌈집은 겉에서만 보면 마치 허름한 시골 선술집같다. 하지만 내부는 외관과는 전혀 딴판이다. 깨끗한 내부장식과 종업원들의 깔끔한 유니폼,그리고 몸에 밴 친절까지 최고급 레스토랑에 온 듯한 기분이다. 음식점의 가장 중요한 기준인 맛에 있어서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이 집은 30년 넘게 김치보쌈 한가지만 팔고 있다. 고춧가루 양념을 빨갛게 버무린 보쌈용 김치는 겉보기에는 무척 매울 것 같지만 실제 먹어보면 그렇지 않다. 우선 숙성김치가 아니기 때문에 재료의 신선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특히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뒷맛이 일품이다. 고기는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 살코기,비계,살코기+비계등으로 각각 주문할 수 있다. 추가로 더 먹고 싶은 사람은 고기와 김치를 각각 따로 주문하면 된다. 이 집의 고기는 국내산 상등육 생고기만을 고집한다. 웬만한 보쌈집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앞사태 고기만을 내놓고 있는 것. 이 집의 보쌈은 특히 씹을 수록 느껴지는 고소한 육즙과 담백하면서도 쫀득쫀득한 고기맛이 뛰어나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 준다. 또 돼지고기 특유의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비결은 영업상 "일급기밀"이기 때문에 가르쳐 줄 수 없단다. 테이크 아웃(take-out) 고객이 전체의 30~40% 정도를 차지한다. 저녁 7시 이후에는 보쌈을 먹기 위해 손님들이 두 줄로 길게 늘어선 광경을 볼 수 있는데 한쪽은 식당에서 먹기 위한 손님,다른 한쪽은 포장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손님이다. 최근 여름철 보양식으로 보쌈이 인기를 모으면서 찾기전엔 미리 예약을 해야 기다리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02)2238~3836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