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팀의 4강 신화에 진심으로 찬사와 축하를 드리고 한국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월드컵 기간에 2천만장 이상 팔린 것으로 추산되는 붉은 악마 T셔츠 'Be the Reds'를 디자인한 박영철(40)씨는 월드컵이 끝난 뒤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의류와 문구, 음료 등 각종 업체로부터 저작권 계약을 하자는 문의나 전화가 빗발치는 등 베스트셀러 작가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박씨는 "지난해 4월 붉은 악마 대행사로부터 도안을 의뢰받아 작업할 때까지 이렇게까지 알려질 줄 꿈에도 몰랐다"며 "국민을 한 마음 한 뜻으로 묶어 월드컵에서 한국민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는 자부심도 든다"고 말했다.


박씨가 한달여의 작업 끝에 완성한 도안은 월드컵 승리를 기원하기 위해 붓에 있는 털을 2002개를 세서 붓을 따로 만들어 역동적인 글씨체로 표현한 뒤 붉은 색으로 도안했다.


또 레드의 R자는 12번째 선수인 응원단을 표현하기 위해 숫자 12를 형상화하는 등 수 백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온국민의 염원을 담은 글자를 완성했다.


박씨는 "서포터즈들의 응원은 곧 승부와 직결되기 때문에 순수함의 열정과 깨끗한 매너로 온 국민이 모여 하나의 힘이 되자는 의도로 혼신의 기를 모아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박씨는 그러나 월드컵 열기에 묻혀 많은 업체들이 도안 저작권자의 사전 허락도 없이 작품을 복제해 배포하고 유통 시키고 있다며 이에 대한 명예 회복과 권리 찾기에 나설 계획이다.


박씨는 "최근 저작권 심의조정회로부터 미술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 받았으며 복제되거나 도용된 사례에 대한 조사 등을 거쳐 저작권자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연합뉴스) 조성민기자 min36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