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L벤처기업의 사장이 역시 중소 벤처기업인 P사를 방문해 신제품을 홍보했다. 1시간 가량 설명한 결과 P사 사장은 그 자리에서 수천만원어치의 제품구매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또다른 T벤처기업의 대표는 투자유치를 위한 회사소개 자리에서 완전히 실패했다. 무엇이 성패를 갈랐을까. 바로 프리젠테이션의 차이였다. L사 사장은 그 제품에 관한 전문가 이상의 지식을 갖춘데다 각종 신체언어(바디 랭귀지)를 써가며 뛰어난 프리젠테이션 능력을 보였고 시각적인 자료와 함께 데모버전까지 준비했다. 반면 T사 대표는 엉성한 준비에다 중간중간 더듬기까지 했으며, 참석자들의 까다로운 질문에 우왕좌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처럼 상대방을 설득, 이해시키는 효과적인 프리젠테이션은 개인은 물론 기업의 생존에까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만큼 중요한 요소다. 특히 유능한 리더가 되려면 뛰어난 프리젠티이션은 필수적이다. 패앤에이 컨설팅의 장용진 상무(시니어 컨설턴트)는 유능한 리더라면 자기 전문분야에 대해 청중 앞에서 1시간 정도를 자료 없이도 프리젠테이션을 당당히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소개한다. 또 10명 이상 부하직원들이나 많은 청중 앞에서 3분 정도의 대중스피치를 부담없이 할 수 있어야 하고 최소한 30분 정도는 외국인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프리젠테이션 모든 것'(청림출판, 1만2천원)은 장 상무가 성공적인 프리젠테이션을 위한 7가지 원칙을 소개하는 책이다. 그 원칙들은 전략, 철저한 준비, 강한 자신감과 열정, 커뮤니케이션 기법, 신체언어 활용, 시각적인 프리젠테이션, 리허설이다. 그중 첫번째는 전략수립. '이번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매출을 10% 늘리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세부적인 실천계획을 작성, 모든 감각을 동원해 그 계획의 성공을 시각화하며 결코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준비 역시 철저해야 한다. 자신감과 지식, 기술을 갖추고 원고작성, 시각자료 및 유인물 제작, 리허설, 질의.응답 준비, 최종점검 등으로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 특히 '쉽게(Easy), 간단하게(Simple), 감명깊게(Impression)'라는 '3ESI 원칙'을 지키는게 중요하다. 또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안전장치를 마련해 둬야 한다. 프리젠테이션 장소로 이동하던중 자료를 분실했을 경우 등에 대비해 자료를 CD와 디스켓에 함께 저장하거나 인터넷 또는 포털사이트의 자료 저장소에 저장해 두는 것이 그런 본보기다. 저자는 또 자신감을 갖기 위해 적극적, 긍정적 사고로 무장하고 자기안에 '잠든 거인'을 깨우라고 충고한다. 특히 화술은 프리젠테이션의 기본이다. 효과적인 자기소개는 상대방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며, 농담이나 여담, 쇼맨십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좋다. 손짓, 몸짓 등 신체언어를 이용한 설득도 효과적이다. 그러나 두 손을 자꾸 비비거나 청중과 눈을 맞추지 않고 시선을 딴데로 돌리는 등 불안하고 자신없는 기색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저자는 충고한다. 또 종교적이거나 정치적인 사항, 이혼.낙태 등 민감한 사항, 성.인종차별적인 내용 등의 테마는 언급을 피하는게 좋다고 덧붙인다. 장 상무는 "일반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히 말과 신체언어 등을 통한 의사전달인데 비해 프리젠테이션은 진행준비와 절차, 시각적 기기 사용법 등 전문적인 기술과 지식이 요구되는 설득방법"이라고 말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