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과 사랑을 장중한 음악과 무대에 구현한 걸작 뮤지컬 "레 미제라블"이 오는 7월12일부터 8월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지난96년 6월 내한 공연에서 7만여명을 끌어모은 이래 6년만의 일이다. 올해로 탄생2백돌을 맞은 프랑스 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옮긴 이 작품은 "오페라의 유령""캣츠""미스 사이공"등과 함께 세계4대뮤지컬로 꼽힌다. 지난1985년 런던에서 초연된 후 87년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레 미제라블"은 지금까지 전세계33개국 22개 언어로 공연돼 5천만명이상이 관람했다. 토니상 8개부문상,그래미 최우수뮤지컬상 등 50개의 상도 받았다. 이 작품은 화려하고 경쾌한 브로드웨이의 보통 뮤지컬과 달리 감동과 깊이를 선사한다. 자유 평등 박애 등 프랑스혁명기의 시대정신,시민들의 비참한 생활상,그들의 사랑과 헌신,기만과 허위의식까지를 훑고 있다. 빵 한조각을 훔친 죄로 평생 쫓기는 장발장,그를 잡아 법질서를 세우려는 자베르,장발장의 무한한 사랑과 희생을 얻는 수양딸 코제트,그녀를 사랑하는 열혈청년 마리우스,그리고 기회주의적인 소시민 데나디에르와 그의 부인 등 생기있는 인물들을 통해 역사와 인간보편문제를 재조명한다. 쇤베르그의 음악은 이같은 서사극에 눈부신 미학을 선사한다. 특정악구의 집요한 변주를 특징으로 하는 음악은 따라 부르기 쉬우면서도 서정적이어서 청중의 뇌리에 깊이 각인된다. 특히 서정적인 아리아는 백미다. 코제트의 어머니 환틴이 부르는 "꿈을 꾸었네" 에포닌의 "온마이오운" 등은 눈물을 뺄 정도로 애절하다. 장발장이 부르는 "나는 누구인가"는 인간적 고뇌를 첨예하게 드러내고 마리우스와 코제트,마리우스를 짝사랑하는 에포닌의 삼중창 "사랑에 빠진 마음"은 젊은이들의 열병을 탁월하게 표현한다. 이 작품의 제작진은 세계 뮤지컬계를 좌우하는 실력자들이다. "캣츠"와 "오페라의 유령"을 제작한 "흥행귀재" 카메론 매킨토시가 제작을 맡았고 "캣츠"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트레버 넌(영국 국립극단 단장)이 연출해 대중성과 예술성을 고루 갖춘 작품으로 만들었다. 마틴 매컬럼이 감독을 맡은 이번 공연에는 렌달 케이스(장발장),조셉 마호왈드(자베르),제인 페터슨(환틴) 산드라 더리(코제트) 피터 로기어(마리우스) 등 브로드웨이스타 들이 출연한다. "레 미제라블"은 뉴욕 브로드웨이 임페리얼 극장에서 16년째 공연중이며 요즘에도 6개월전에 예약해야 표를 구할 수 있다. (02)518-7343.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