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메리놀 병원과 강원도의 갈바리 의원 등은 모두 외국 선교사들이 우리를 위해 지어준 의료시설입니다. 이제는 한국 교회가 그 때 받은 것을 가난한 나라의 이웃들에 나눠줄 때입니다."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열악한 지역인 잠비아에서 봉사활동을 벌이다 의료시설 건립 후원을 호소하러 일시 귀국한 한국프란치스꼬 전교봉사수녀회 소속의 강 까리따스 수녀는 이렇게 호소했다. 잠비아는 인구의 80%가 에이즈(AIDS·후천성 면역결핍증) 보균자이며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아비규환의 현장.그래서 '저주받은 땅''죽음의 땅'으로 불린다. 이런 사지에 한국의 수녀들이 들어간 것은 지난 96년.강 수녀를 비롯해 9명이 잠비아에서도 벽지인 무풀리라와 땀부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하는 일은 그야말로 전방위적이다. 한국에서 간호사나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딴 이들은 사실상 의사 노릇을 해야 한다. 또 학교와 고아원 양재교실 보건소 농장도 운영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어려움은 의약품 부족이다. "이들에게 남은 것은 본능뿐입니다. 에이즈에 걸린 줄 알면서도 아이를 낳고 또 낳습니다. 이들이 무지를 깨닫고 최소한이나마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합니다." 몇차례나 말라리아에 걸려 죽을 고비를 넘긴 이들에게도 희망은 있다. 잠비아 국민의 신심이 대단하다는 것. 강 수녀는 "잠비아 땀부에 1백20병상 규모의 병원을 짓는 데 필요한 5억∼6억원의 후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잠비아 선교후원회 (02)773-0797.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