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기념해 우리 전통 목가구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대규모 전시회가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갤러리와 서울 관훈동 고도사에서 열리고 있다. 전통 목가구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미감을 담고 있는 미술품.하지만 민속품 정도로 인식돼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지 못해 왔다. 이번 전시는 잊혀졌던 전통 목가구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선목가구대전(9월1일까지 호암갤러리)=전국 국·공립대 박물관과 사립미술관 개인 소장가들이 소장하고 있던 조선시대 목가구 명품 8백여점 중 사방탁자 문갑 반닫이 서안 소반 등 1백80여점을 골라 소개하는 자리다. 사랑방 안방 부엌 등 공간별로 대표작을 분류해 생활 속에서 어떻게 미의식이 구현됐나를 보여준다. 조선 목가구는 자연미보다 인위적 아름다움을 강조한 중국 일본과 달리 단순 간결하면서도 면분할을 구사한 게 특징이다. 생활공간인 가옥 및 자연과의 조화를 으뜸으로 쳤던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우리나라 나무는 사계절이 뚜렷해 가구로 쓰기에는 재질이 좋지 않았는데도 이를 정교하게 이용해 명품으로 탄생시킨 슬기가 놀랍다"고 말했다. (02)771-2381 ◆고려·조선 목가구 민속품전(25일까지)=목기 목가구 전문화랑인 고도사가 60여점의 목가구를 전시중이다. 특히 그동안 발견되지 않았던 소나무로 만든 고려시대 장이 출품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장의 문짝 안쪽에는 1388년 충남 부여 무량사에서 제작됐다는 기록이 있다. 또 조선 목가구로 조선후기 왕실을 위해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12각주칠봉황문호족궁중반',2·3·4층으로 구성된 책장,11개의 서랍이 달린 만(卍)자 모양의 독특한 장,약장(藥欌) 등이 선보이고 있다. (02)735-5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