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단에 문예창작과 출신 및 여성 문인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문학사상사가 최근 실시한 '2002년 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1986년만 해도 문예창작과는 3개대,졸업생수 1백50여명에 불과했으나 2002년엔 30개 대학,졸업생수 4천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는 대학 수에서 10배,졸업생 수에서 25배 증가한 것이다. 2001년 신춘문예의 경우 당선자의 80%를 여성이 차지하는 등 여성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여성 소설가 수(1백49명)도 남성(1백35명)을 앞지른 상태다. 문인들의 출신학교를 보면 서울대(84명) 고려대(53명) 이화여대(50명) 중앙대(48명) 서울예대(45명)가 상위를 차지했다. 고려대는 시인 22명,이화여대는 소설가 20명으로 각 부문 최다 배출학교가 됐다. 1986년엔 서울대 동국대 서라벌예대 중앙대 연세대 순으로 문인을 많이 배출,16년간 상당한 변동이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86년 베스트 20에도 끼지 못했던 서울예대 광주대 추계예대가 순위에 진입,문예창작과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이들은 모두 70∼80년대 문예창작과를 개설한 대학이다. 등록 문인 수는 86년 7백명에서 2002년 5천9백명으로 9배 늘어났다. 그러나 꾸준히 작품을 쓰는 본격적인 문인은 시인 9백여명,소설가 1백여명으로 집계돼 문단이 양적으론 성장했으나 질적으로 답보상태에 있음을 보여줬다. 문예지는 86년 10여종에서 7백4종,문학상은 10여개에서 2백95개로 격증했다. 이에 따라 문예지 추천 및 신인상이 남발돼 기존 '문단' 개념이 사라졌다. 문학평론가 김윤식씨는 "엄격한 요건을 갖추기보다 편법으로 등단,문인 행세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문단의 전통적인 질서와 권위는 해체됐다"고 말했다. 문인 평균 연령도 낮아졌다. 86년 40∼50대가 전체의 70%를 차지했으나 2002년엔 30∼40대가 이를 대체했다. 소설의 경우 '필력이 곧 체력'인 탓인지 등단 10년내 젊은 작가의 활동이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5년간 최다 발표시인은 김춘수(1백5편) 이승훈(77편) 이윤학(73편)이었고 지난 6년간 최다 발표 소설가는 하성란(25편) 이윤기 성석제(24편) 박청호(22편) 백민석(21편)이었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