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진흥원장을 지낸 차범석(78) 예술원 회장이 정부의 문화예술계 지원 방식을 비판하는 글을 문예지에 올려 주목된다. 차 회장은 『현대문학』 6월호에 기고한 글 '문화는 씨앗이며 꿈이다'에서 우리 예술계가 날로 상업주의, 황금만능주의에 빠지고 있다면서 잘못된 문화예술계 지원방식이 이런 문화적 악순환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 회장은 경제위기 직후 정부가 생활이 어려운 전업작가에게 조건없이 1천만원씩을 지급한 경우를 예로 들면서 당시 자신은 현금을 균일하게 살포하는 방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반대했지만 정부의 강행을 막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결국 가난한 작가를 식별하는 기준의 모호성 등의 문제로 1천만원 지원사업에서 많은 갈등이 빚어졌고 심지어는 탈락한 작가들이 문예진흥원장이던 자신을 고소하는 일까지 벌어졌다는 것이다. 차 회장은 시혜의 형식으로 지원금을 주는 것과 아울러 특정 친소관계나 로비에 의한 온정주의도 문제라면서 아무리 많은 시를 썼다 해도 시가 보잘것없을 때는 그를 시인으로 대접하지 않는 냉정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예술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하는 사람에게 돈을 써야 하는데 무슨 수를 쓰더라도 돈을 빼먹겠다는 사이비 예술가들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고 개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