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와 방송사 기자들은 권력보다는 광고주나 사주로부터 훨씬 큰 압력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창간 7주년을 맞은 매체비평 주간신문 미디어오늘이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길리서치와 함께 지난 8∼13일 전국의 신문-방송사 기자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9.0%가 언론활동을 하면서 광고주의 영향력에 압력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사주와 경영진의 편집권 침해에 대해서도 67.2%가 압력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권력의 언론자유 침해에 대해서는 압력으로 느끼는 기자(46.1%)보다 그렇지 않은 기자(53.3%)가 더 많았다. 최근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국민경선 등 대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82.8%의 기자들은 일부 언론사가 특정 후보에게 불리하게 보도했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응답한 기자의 55.1%가 조선일보를 꼽았고 동아일보(16.0%), 조-중-동(13.6%), 중앙, 한겨레(이상 1.4%) 등이 뒤를 이었다. 일부 언론사가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보도했다고 여기는 응답비율은 77.1%에 이르렀다. 이어진 질문에서도 조선일보(40.6%)가 가장 많이 지목됐고 그 다음은 조-중-동(18.8%), 동아, 한겨레(이상 7.7%), 중앙(3.3%), MBC(2.3%)였다. 기자들은 대선을 앞두고 이러한 언론사의 편파보도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으로 드러나 심각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응답자의 93.1%가 `향후 대선보도에서 일부 언론사가 특정 후보에게 유-불리하게 보도할 가능성이 많다'고 대답했으며, 언론에 의한 후보자 검증도 `공정하지 않을 것'(63.5%)이라는 응답이 `공정할 것'(28.8%)이라는 응답의 갑절을 넘었다. 공정한 선거보도를 위해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과제로는 `지역감정 조장'(27.7%), `특정 후보 편들기'(24.3%), `미확인 의혹 보도'(22.9%), `경마식 보도'(12.%), `색깔론 조장'(10.7%) 등을 들었다. 언론사들이 사설 등을 통해 지지후보를 밝히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바람직하다'(60.2%)는 의견이 `바람직하지 않다'(36.5%)는 의견을 크게 앞질렀다. 응답자들이 꼽은 차기 대통령 적임자는 노무현 민주당 후보(78.9%),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35.5%),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20.1%) 순이었고 취임 후 언론자유 신장과 언론 발전을 가져올 적임자는 노무현(69.1%), 권영길(62.3%), 이회창(32.6%) 후보의 차례였다. 차기 대통령 적임자를 묻는 설문 결과를 미디어오늘의 지난해 12월 조사와 비교하면 노후보에 대한 응답은 16.9% 상승한 반면 이후보는 8.3% 하락했다. 응답자의 분포와 특성을 보면 차장급 이상 간부의 비율이 26.5%였고 연차별로는 10∼15년차 34.6%, 1∼3년차 29.9%, 7∼9년차 15.9%, 4∼6년차 13.0%, 16년차 이상6.5% 등이었다. 언론사별로는 지방지 37.0%, 중앙일간지 30.8%, 중앙방송 14.3%, 스포츠지 8.2%, 경제지 6.0%, 지방방송 3.8%였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