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불한인회장을 지낸 이철종(70) 파리한글학교 이사장이 자신의 인생 역정을 담은 자서전을 최근 출간했다. '파리의 요리사'(도서출판 뉴컴)라는 제목의 이 책은 12세 때 아버지를 잃고 병약한 어머니를 도와 소년가장으로서 가계를 책임져야 했던 이씨의 험난한 개인사와 가족사, 40대에 프랑스에 건너가 새롭게 시작한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재불한인회장을 맡으면서 '한인회관'을 구입하기까지 80, 90년대 한인사회의 흐름과 한인회의 활동상을 보여주고 있어 프랑스에 정착하고자 하는 한인들에게 지침이 될 만한 책이며 프랑스 이민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파리의 동포신문인 '한위클리'는 평가했다. 이씨는 "마지막 일터인 한글학교를 위해 다시 인생의 첫발을 떼어놓는 심정으로 책을 냈다"고 서문에 밝히며 한글학교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혈혈단신으로 상경해 요리사, 건축업자로서 꿈을 키워온 이씨는 43세 때 파리로 이민해 주방장을 거쳐 한림식당을 개업했으며 지금까지 한인회의 주역으로 활동해왔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