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환경이 복잡할수록 수많은 경영기법이 난무한다. 전사적품질경영(TQM) 프로세스리엔지니어링 다운사이징(조직축소) 투명경영…. 이론이나 기법의 창안자는 그것이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것처럼 열을 올리고 기업들은 유행을 좇듯 새로운 기법을 따라간다. 그러나 예측하기 어려운 신경제의 'e-카오스'는 하나의 이론이나 기법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하다. 좋은 품질,뛰어난 마케팅,강한 브랜드,최고의 CEO 등 어느 하나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미국 댈러스 침례교 신학대의 경영학과 교수이며 15년 이상 기업전략가로 활동해온 제임스 언더우드는 그래서 다양한 이론과 기법을 고려하면서 균형감을 가져야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경쟁적인 환경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융통성 있게 활용하는 '전략적 균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장의 도전 기업의 응전'(오현아 옮김,시대의창,1만5천원)에서 제임스 언더우드는 제너럴 일렉트릭(GE)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사우스웨스트항공 등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이같은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무엇이 이들의 성공을 가능하게 했을까. 저자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의 도전에 기업들이 응전해서 이기려면 리더십과 학습,민첩성이라는 세 요소의 전략적 균형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한다. 미래를 염두에 두고 조직을 이끄는 강한 리더십,새로운 것을 습득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학습,변화에 재빨리 적응하는 민첩성을 고루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나날이 발전하는 과학기술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도 전략적 균형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요소다. GE의 잭 웰치 전 회장은 지난 90년대 후반 미래를 손에 넣으려면 디지털 시장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며 35만명의 GE 직원들이 업무에 디지털을 이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GE는 더 빠르고 효율적이며 경쟁력 있는 회사로 거듭났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지난 97년 펩시코에서 계열분리된 피자헛은 '갓 구운 피자'를 신속하게 배달한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성공기업의 대열에 합류했다. 속도를 중시하는 e-카오스 시대의 요구에 부응한 것이 성공의 비결. 피자헛의 경쟁업체인 영국의 도미노피자는 아메리카온라인(AOL)의 영국 자회사인 AOL UK와 제휴,온라인으로 피자를 주문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공격적인 과학기술 전략을 구사한 것. 도미노는 오는 2006년이면 전체 주문의 절반이 온라인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볼 정도다. 저자는 리더십,학습,민첩성이라는 성공의 세 요소를 이 책의 첫머리에서 제시하고 각각의 요소를 세부항목별로 점검하고 있다. 특히 세부항목별로 경쟁지수를 수치화해 각 기업별 장단점을 분석해낸다. 그는 "e-카오스에서 절대적으로 신뢰할만한 전망이란 있을 수 없지만 과학기술이 주도하는 신경제가 기승을 부릴수록 전략적 균형을 이룬 회사가 더 많은 실적을 올릴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