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단장 정회천)은 3-12일 오후 4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창극 탄생 100주년 및 극단 창단 40주년 기념으로 완판 장막창극 「성춘향」을 공연한다. 창극의 원형이 되는 공연은 1902년 최초의 국립극장이라고 할 수 있는 협률사(이후 원각사로 개칭)에서 김창환 송만갑 이동백 김창룡 등 당대 판소리 명창들이 분창(分唱) 형식으로 올린 「춘향전」. 국립창극단이 처음 공연한 완판 창극도 지난 98년 임진택 연출, 김명곤 대본으로 무대에 올린 「춘향전」이었다. 98년 공연이 각 유파의 '더늠'(창자의 개성에 따라 덧붙이는 사설)을 빠짐없이 접할 수 있게 했던 데 반해 이번 공연은 한국 최고의 여류명창으로 불리는 만정(晩汀) 김소희(金素姬.1917-1995)제로 꾸며진다. 김소희 선생은 동편제의 계보를 잇는 명창으로 송만갑, 정정렬, 김세종 명창의 장점을 계승, 기교를 배제한 담백한 소리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해설자처럼 공연을 이끌어가는 '도창'에 만정의 애제자였던 명창 안숙선이 이명희와 함께 더블캐스팅됐다. 완판 장막창극의 매력은 무엇보다 시간제약으로 생략되곤 하는 더늠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점. 극본과 연출은 김아라씨가 맡았다. 국립창극단으로서는 두 번째로 함께 작업하는 여성 연출가. 전통의 현대화라는 맥락에서 '복합장르 음악극'이라는 양식의 완성에 주력해온 중견 연출가다. 김씨는 "첫 창극 연출인만큼 해체나 실험보다는 전통연희의 본질인 해학과 유희성을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연주자들이 오케스트라 피트에서 무대 위로 올라오고 출연자들도 퇴장없이 무대에 계속 머문다. 주인공 춘향에는 유수정과 김지숙, 몽룡에는 왕기철-왕기석 형제, 변학도에는 최영길, 윤석안이 각각 더블캐스팅돼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 안무는 배정혜 국립무용단장. 휴식과 식사시간을 뺀 순공연시간만 무려 4시간 30분이나 되는 대작이다. 어버이날을 맞이 효도선물을 겨냥, 식사와 공연을 패키지로 묶은 입장권도 마련돼 있다.☎ 2274-3507~8.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