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3:20
수정2006.04.02 13:22
전세계의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한국의 연예인들을 더 좋아하는 베트남팬들이 '한국의 연예관계자들은 늑대소년'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26일 밤 베트남 호치민의 다이아몬드플라자에 처음으로 문을 여는 한국극장의 개관을 기념하기위해 마련된 한국연예인들의 사인회에서는 많은 베트남 청소년들이 초라한 사인회에 실망의 빛을 보이면서 "한국의 연예관계자들이 거짓말을 너무 잘해 믿을 수 없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이날 사인회에는 당초 베트남언론에 크게 보도됐던 이영애, 차승원 등 유명연예인의 얼굴은 보이지않고 대신 베트남에는 잘 알려지지않은 김승우와 강성진 만이 참석했기 때문..
이들은 베트남에서 인기가 높은 이영애가 온다는 25일자 현지신문을 보고 그를 보기위해 몰려들었으나 극장측인 (주)좋은친구들은 사전통보는 물론 사인회가 진행될 때까지 아무런 해명을 하지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영애는 화장품 광고모델로도 김남주와 함께 베트남 팬들에게 잘 알려진 데다 최근 방영되는 드라마에도 그가 출연하고 있어 그를 보고싶어하는 팬이 많고 현지 신문들 역시 그의 인기를 알고 중점적으로 그가 온다는 보도를 했었다.
그러나 극장업체인 좋은친구들 측은 "이영애를 데려오려했으나 잘 되지 않았다"고만 대답했다.
국내연예인들이 베트남팬들에게 '늑대소년'이라는 비난을 받게된 것은 이를 추진하는 관계자들이 무리하게 또는 책임없이 일을 추진했기 때문.
지난 해 하노이에서 벌어진 아시아영화제에서는 베트남에서 최고인기를 누리고 있는 장동건이 온다는 한국 관계자들의 말에 따라 영화제 포스터에 장동건의 얼굴이 실려 많은 팬들이 그를 기다렸으나 오지않았다.
역시 지난 해 호치민에서는 안재욱의 리사이틀이 준비돼 매표까지 완료됐으나 기획사의 준비착오로 공연을 눈앞에 두고 취소되기도 했었다.
한 청소년팬은 "지금은 한국영화나 드라마가 워낙 수준이 높고 한국탤런트들이 미남 미녀여서 거짓말을 해도 그들을 좋아하지만 중국이나 베트남의 드라마 질이 높아지고 잘생긴 탤런트들이 쏟아질 경우에도 한국연예인들을 좋아할지는 의문"이라고 뼈있는 말을 했다.
(호치민=연합뉴스) 권쾌현특파원 kh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