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적 상상력으로 가상 발굴작업을 해온 조덕현(이화여대교수)씨가 경북 경주의 아트선재미술관과 보문호,백곡리 등 3곳에서 "이서국으로 들어가다"라는 이색적인 프로젝트를 갖고 있다. 이서국(伊西國)은 삼한의 변진 24개국중 하나로 서기 2백97년 신라를 침공한 후 기록에서 사라졌다. 학계에선 침공이후 신라에 편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서국으로 들어가다"는 이서국의 수도였던 청도군 백곡리의 어느 집터에서 2002년 4월에 이서국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동물형상의 철기유물이 대량 발굴돼 그 역사적 실체가 밝혀졌다는 내용이다. 전시는 크게 세 분야로 나뉘어 백곡리 보문호 아트선재미술관에서 각각 진행되고 있다. 백곡리와 보문호 전시장은 개 형상이 발굴된 가상현장이며 미술관은 발굴상황을 담은 14개 비디오 작품으로 꾸며졌다. 조씨는 2년전 전남 영암에서 개의 형상을 땅에 묻은 뒤 파내는 "구림마을 프로젝트"를 선보인 후 줄곧 신화를 소재로 한 가상 발굴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시인 서림(대구대 교수)씨와 이화여대 박물관 나선화 연구원,구비문학자 최원오(목포대 연구교수)씨가 참여했다. 조씨는 "이서국 프로젝트는 관람객에게 가상과 실제 발굴을 혼동시킴으로써 수천년 전의 전설을 힘있게 실감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아트선재미술관 전시에는 "계보학" "20세기의 기억들" 등 이번 프로젝트와 직접 관계가 없는 조씨의 회화도 출품됐다. 5월 19일까지. (054)745-7075.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