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계의 진보적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교회협)가 비운동권 총무 시대를 열었다. 지난 22일 순수한 목회자 출신의 백도웅 목사(59)가 총무로 취임하면서다. 백 목사는 평북 의주 출신으로 지난 78년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이래 을지로교회 청량리중앙교회 산성교회 등을 17년여 동안 담임했다. 따라서 향후 교회협의 활동방향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70∼80년대에 교회협이 민주화와 통일의 대열에 앞장섰던 것은 그것이 그 시대의 사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변화된 상황에 맞게 교회가 교회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해요. '교회다움'과 '교인다움'을 회복해 교회를 교회답게 만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국 교회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은 거창한 행사를 통해서가 아니라 더불어 함께 할 때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그가 향후 교회협의 주요 과제로 교회의 가시적 일치와 평화,회원교단간 교류 확대와 교회협의 재정 확보,세계 교회와의 연대 등을 내세운 것도 이런 까닭이다.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한 분열 극복과 화해,불필요한 경쟁으로 인해 상실된 한국 교회의 생명력 회복,화해와 평화의 공동체 건설 등을 지향하겠다는 포부다. "사회가 교회와 목회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섬김입니다. 섬김에는 진보와 보수의 구분이 없어요. 교회 전체를 보지 못하고 일부만 보니까 그런 구분이 생기는 겁니다. 예수님을 잘 믿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때문에 분열이 생겼지 스스로 죄인이라고 고백하는 사람들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거든요." 백 총무는 또 큰 교회와 작은 교회간의 중재자 역할도 맡겠다고 자임했다. 대형 교회가 많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사회에 공헌하는 면도 적지 않다는 점을 인정해야 하며 작은 교회들의 어려운 현실과 아픔도 나눠 가지겠다는 생각에서다. 최근 개신교계의 현안인 연합기구 통합과 관련해서는 "몇 사람의 인위적인 힘에 의해 될 일은 아니며 끊임없이 통합 분위기를 조성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백 총무는 "강단에서는 섬기라고 하면서도 정작 특권의식이 몸에 밴 목사가 적지 않다"며 "도덕성 회복과 신앙고백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