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항구로 꼽히는 시드니,세계 최고의 건축물로 꼽히는 오페라하우스,이런 곳에서 패션 디자이너로는 처음으로 패션쇼를 열게 됐으니 대단히 기쁜 일이지요." 22일 저녁 '앙드레김 패션 판타지아'가 열린 무대 뒤에서 기자들과 만난 앙드레김(67)은 "이 패션쇼를 1년전부터 준비했다"면서 "오페라하우스 최초의 패션쇼인데다 우리 월드컵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은 특별한 행사인 만큼 예술성과 작품성을 살리는 데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오페라하우스의 가장 큰 메인 콘서트홀(2천6백여석)에서 열린 이번 패션쇼는 가장 좋은 S석(1백10호주달러)이 매진될 정도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번 무대의 주제는 그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동양적 신비와 로맨티시즘. 특유의 화려한 색감과 여성스러운 선,호화로운 자수와 꽃문양 등이 돋보이는 드레스들이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과 동양의 신비를 큰 주제로 잡았지만 전통이나 토속적인 것에만 집착하고 싶진 않아요.우리의 아름다움을 세계인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예술적으로 다시 창조하는 데 힘을 쏟는 거죠." 1962년부터 40년째 패션 외길을 걸어온 앙드레김은 '예술로서의 패션'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패션예술의 세계를 창의적으로 펼치는데 몰두하고 있다"면서 "패션에 입문했을 때부터 현대를 발판으로 미래를 지향하는 종합예술로서의 패션세계를 표출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 패션쇼가 끝나면 곧바로 주요 도시 순회 패션쇼에 나선다. 이미 베이징시가 한·중 수교 10주년을 기념해 그를 초청한 상태다. 베이징에서는 티베트족 조선족등 소수민족들의 분위기를 현대적 감각으로 펼쳐보일 생각이다. 시드니=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