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전위극의 대표작가 외젠 이오네스코(1912-1994)의 희곡 「코뿔소」(동문선刊)가 완역, 출간됐다. 한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코뿔소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독일 나치즘을 풍자극 형태로 비판한다. 여기에는 작가가 학창시절 루마니아에서 공부하며 목격한 나치즘의 영향이 컸다. 이성을 짓누르는 폭력,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각종 제도와 권력, 광신적 이데올로기 등 극한 상황에 직면한 사람들이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과정을 코뿔소로 변해가는 과정에 빗대어 그린 것. 이 작품은 이오네스코 초기의 반(反)연극적 특성을 뛰어넘는 풍부한 연극성을지닌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상업적 성공과 함께 이오네스코에게 세계적 극작가로서의명성을 안기기도 했다. 박형섭 부산대 불문과 교수가 번역했다. 163쪽. 8천원.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