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속의 여성들은 대부분 남자에게 복종하고 충성하는 종속적 존재다. '네가 수고하고 자식을 낳을 것이며 너는 남편을 사모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라는 구약성서 창세기 4장16절에서 이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서에는 별의별 여성상이 다 등장한다. 신의 뜻대로 순종의 미덕을 지킨 여인이 있는가 하면 탐욕과 애욕에 눈이 멀어 자신과 집안을 망친 여인도 있다. 미국 버펄로장로교회의 김대억 목사가 쓴 '성서 속의 여인들'(예진,8천5백원)은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여인들 중 두드러진 인물 55명의 삶을 소개한 '열전'이다.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는 순종과 희생의 본보기다. 애굽왕과 그랄왕이 사라를 탐내자 아브라함은 생명의 위협을 두려워해 아내를 누이동생이라 속이고 내준다. 그러나 사라는 여자로서의 수치와 굴욕을 감수하며 남편의 뜻에 순종하고 믿음을 지킨다. 반면 롯의 아내(창세기 19장)는 유황불에 타고 있는 소돔과 고모라에서 탈출하면서 물질과 명예와 향락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못하고 그 죽음의 도시를 뒤돌아보다 소금기둥이 돼버렸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