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함께 룰루랄라~" 나이트클럽을 살리기에 나선 여성 4인조 댄스그룹의 좌충우돌 활약상을 그린「울랄라 씨스터즈」는 한 편의 유쾌한 코믹 버라이어티쇼다. 3대째 가업을 이어온 라라클럽의 조은자(이미숙) 사장. `지금'은 폐업 위기에 놓인 라라클럽의 옛 명성을 되찾기위해 발버둥쳐 보지만 빚만 늘어갈 뿐이다. 설상가상으로 건너편 네모클럽의 김거만(김보성) 사장은 백화점을 세운다는 명목으로 라라클럽을 인수하기위해 치졸한 계략을 꾸민다. 은자가 사채이자에 발이 묶이도록 만드는가 하면 라라클럽의 희망이었던 가수 유방희를 스카우트해 간다. 이에 조은자 사장은 종업원인 가수지망생 혜영(김민)과 매사에 한 박자씩 늦는 순진무구파 경애(김현수), 클럽의 어깨격인 미옥(김원희)과 의기투합해 댄스그룹 '울랄라 씨스터즈'를 결성한다. 혹독한 연습 끝에 무대에 선 이들은 손님들의 폭발적인 호응에 감격하는데... 데뷔작「단적비연수」에서 비주얼과 내러티브, 두 가지를 동시에 쫓다가 '이도저도 아니었다'는 평을 들었던 박제현 감독은 이번엔 비주얼 쪽에 상당한 공을 쏟은듯 보인다. 화려한 무대 장치와 의상, 늘씬한 4인조 미녀들이 펼치는 현란한 라이브쇼가 두시간 동안의 눈요깃거리로 손색이 없다. 6개월간 혹독한 훈련을 거쳤다는 배우들은 로큰롤과 디스코, 라틴댄스, 막춤까지 능수능란하게 선보여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니콜 키드먼이 주연한 뮤지컬 영화「물랑루즈」를 떠올리게 하지만 눈물 쏙 빼는 사랑이야기 따위는 애당초 접었다. '웃겨야 한다'고 작정이라도 한 듯과장된 몸짓과 대사, 희화화된 캐릭터를 웃음의 주메뉴로 삼았다. 웃기기 위해서라면 기존의 소재를 영화 속에 끌어들이는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박카스'나 `레모나'CF광고를 패러디하고, 사극「여인천하」의 인기 대사인 '네정녕 단매에 죽고 싶으냐'같은 유행어가 이미숙의 입에서 튀어 나온다. '울랄라 씨스터즈'는 유명세를 타기위해 '전국 노래 자랑'에 출연하기도 한다. 느린 동작과 함께 초창기 한국 영화의 대사투를 흉내내는 것 쯤은 예사다. 평소 새침데기 이미지가 강했던 바비인형 같은 외모의 미녀 배우 김민은 연기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았다. 엎어지고 두들겨맞는 푼수데기 음치로 등장하는 그녀는「아이언 팜」의 차인표와 함께 올해 연기변신에 성공한 대표주자로 꼽을 만하다. 그러나 때로 웃음에 대한 지나친 강박관념은 객석까지 전해져 부담스럽다. 특히김보성이 연기한 '김거만'의 캐릭터는 참기 힘들다. 매번 한 무리의 치어걸들을 이끌고 등장해 쌍코피를 터뜨리는 그의 오버연기는 건강한 웃음을 실소로 바뀌게 한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